[김보라 기자의 알쓸커잡] '커피 고향'은 에티오피아…한 때 '사탄 음료' 탄압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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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는 어디에서 왔을까?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뜨거운 여름은 몸을 지치게 하지요. 휴가는 늘 짧게만 느껴집니다. 벌써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상상하는 건 사치일까요. 가을을 기다리는 시간, 독자 여러분과 매주 금요일 커피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무심코 마셔온 커피 한 잔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알고보면 쓸데있는 커피 잡학사전(알쓸커잡)’이란 코너를 시작합니다. 1부에선 커피에 관한 질문에 답을 구하고, 2부에선 바리스타의 작업실을 찾아 커피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올가을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맛은 이전의 그것과 달라져 있길 바라봅니다. 이 코너에 연재되던 ‘지갑 털어주는 기자’는 10월 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377잔. 지난해 대한민국 성인 1인당 마신 커피의 양입니다. 세계커피기구 통계를 보면 더 놀랍습니다. 커피 소비량 세계 6위. 길에 수없이 보이는 카페, 편의점을 점령하고 있는 커피 음료.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입니다. 궁금증 하나. 커피는 언제부터 마셨던 걸까요.
지금은 커피 한 잔이 너무 흔하지만, 커피가 일상에 들어오기까지는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16세기 초 메카에선 커피가 사람들의 분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와인처럼 취하게 하는 음료라는 음해도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사탄의 음료’로 불리며 탄압을 받았고요.
커피의 기원을 찾아보면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세기께다, 800년께다 등 여러 주장이 있습니다. 사실 아무도 정확한 기원은 모릅니다. 확실한 건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으로 전해졌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거쳐 페르시아, 이집트,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게 정설입니다.
커피가 가장 널리 퍼진 시기는 15세기 메카에서였습니다. 종교적 목적이 컸습니다. 이슬람교 금욕파 수도사들이 야간 종교 의식을 위해 밤마다 커피를 마셨는데, 수도원장이 큰 토기 주전자에 담긴 커피를 잔에 따라 수도사들에게 나눠주고, 평신도에게도 돌렸습니다. 각성 효과에 위장을 깨끗하게 한다고 믿어서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게 되면서 최초의 대중적인 ‘카베카네스(터키어로 커피하우스)’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 제일 처음 커피 맛에 눈뜬 사람은 누굴까요. 고종 황제였습니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일하던 독일 국적의 프랑스인 손탁이 소개한 뒤 커피(당시 이름은 가배) 맛에 푹 빠져 살았다고 합니다. 고종 황제의 유명한 어록도 있지요. “나는 가비(커피)의 쓴맛이 좋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다. 한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377잔. 지난해 대한민국 성인 1인당 마신 커피의 양입니다. 세계커피기구 통계를 보면 더 놀랍습니다. 커피 소비량 세계 6위. 길에 수없이 보이는 카페, 편의점을 점령하고 있는 커피 음료.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입니다. 궁금증 하나. 커피는 언제부터 마셨던 걸까요.
지금은 커피 한 잔이 너무 흔하지만, 커피가 일상에 들어오기까지는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16세기 초 메카에선 커피가 사람들의 분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와인처럼 취하게 하는 음료라는 음해도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사탄의 음료’로 불리며 탄압을 받았고요.
커피의 기원을 찾아보면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세기께다, 800년께다 등 여러 주장이 있습니다. 사실 아무도 정확한 기원은 모릅니다. 확실한 건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으로 전해졌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거쳐 페르시아, 이집트,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게 정설입니다.
커피가 가장 널리 퍼진 시기는 15세기 메카에서였습니다. 종교적 목적이 컸습니다. 이슬람교 금욕파 수도사들이 야간 종교 의식을 위해 밤마다 커피를 마셨는데, 수도원장이 큰 토기 주전자에 담긴 커피를 잔에 따라 수도사들에게 나눠주고, 평신도에게도 돌렸습니다. 각성 효과에 위장을 깨끗하게 한다고 믿어서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게 되면서 최초의 대중적인 ‘카베카네스(터키어로 커피하우스)’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 제일 처음 커피 맛에 눈뜬 사람은 누굴까요. 고종 황제였습니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일하던 독일 국적의 프랑스인 손탁이 소개한 뒤 커피(당시 이름은 가배) 맛에 푹 빠져 살았다고 합니다. 고종 황제의 유명한 어록도 있지요. “나는 가비(커피)의 쓴맛이 좋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다. 한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