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벼르는 건 자동차·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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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미 FTA 개정' 공식 요구
한국 자동차 수출액, 수입의 9배
한국 자동차 수출액, 수입의 9배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160억1800만달러어치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미국 차의 한국 수입액(17억3900만달러)보다 아홉 배 많다. 하지만 이는 비관세 장벽 때문이 아니라 미국 차가 독일 차나 일본 차보다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란 게 국내 자동차업계 지적이다. 미국 차가 경쟁력을 높이면 얼마든지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FTA 체결 후 미국 차 수입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미 FTA 발효 후 5년간(2012~2016년) 한국 차의 미국 수출액은 79%, 연평균 12.4% 증가했다. 반면 미국차의 한국 수입액은 이 기간 356%, 연평균 35.5% 뛰었다.
철강 무역에선 한국산 철강의 덤핑과 중국산 철강의 우회덤핑이 최대 문제로 꼽힌다. 하지만 철강은 기본적으로 세계적 공급 과잉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단순히 한·미 양국 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는 이미 80% 이상 규제를 받고 있다. 한국을 통한 중국산 철강의 우회덤핑은 한국의 대미(對美) 철강 수출의 2%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협상이 이뤄지면 한국도 미국과 ‘주고받기’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적처럼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 한·미 FTA가 체결된 2011년 116억달러이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233억달러로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서비스 분야는 정반대다. 대미 서비스수지는 2011년 109억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143억달러 적자로 악화됐다.
일각에선 법률시장 개방, 스크린쿼터제, 신문·방송 등에 대한 외국 지분 투자 허용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FTA 개정을 논의하기 전에 한·미 FTA의 실제 영향과 개정 필요성을 따져 보자는 입장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