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 '실적 부진'에도 주가 오르는 까닭
유가 하락의 여파로 올 2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정유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에 바닥을 다진 뒤 하반기에는 실적이 확연히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000원(3.07%) 오른 1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5만원대로 떨어졌던 주가는 이달 들어 다시 16만원대를 회복했다. GS칼텍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는 3.40%, 에쓰오일은 0.49% 올랐다.

세 종목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590억원이다. 올 1분기(1조43억원)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1조1195억원)에 비해서도 모자란 규모다.

작년 2분기에 5000억원을 넘었던 GS의 영업이익은 4431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2662억원으로 지난해(6409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와 4분기에는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정유주 회복세에 힘을 싣고 있다. 국제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50달러를 밑돌고 있지만 이달 들어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배럴당 6달러였던 정제마진은 7월 첫째주 들어서는 7달러로 올라섰다.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유럽과 신흥국의 경유 수요가 늘었고, 중국 정유사들의 주요 설비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

3~5%대의 높은 시가배당률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정유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