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격차 '사상 최대'…중소형주, 언제 볕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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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P 올라 2414
이틀째 사상 최고치 경신…코스닥과 격차는 갈수록 확대
제약 등 내수주 많은 코스닥, 대형 수출주 장세서 소외
"중소기업 지원 등 새 정부 정책 본격 추진되면 반등 가능성"
이틀째 사상 최고치 경신…코스닥과 격차는 갈수록 확대
제약 등 내수주 많은 코스닥, 대형 수출주 장세서 소외
"중소기업 지원 등 새 정부 정책 본격 추진되면 반등 가능성"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간 격차가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 비해 코스닥시장의 그늘은 짙어지고 있다. 실적 개선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정보기술(IT)업종에 집중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이 제약·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등 내수업종에 편중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급과 실적 모멘텀, 주도주 등이 없는 ‘3무 장세’가 코스닥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연기금도 코스닥시장 외면
코스피지수는 14일 5.14포인트(0.21%) 오른 2414.63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 기록은 13일 세운 2422.26이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42포인트(0.22%) 상승해 654.11에 장을 마쳤지만 두 지수 격차는 사상 최대인 1760.52까지 벌어졌다.
이 격차는 지난달 2일 1712.94포인트까지 확대되며 2011년 5월2일(1712.2) 이후 6년여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후 격차는 점점 더 커져 176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시가총액도 유가증권시장이 1571조2300억원, 코스닥시장이 212조4520억원으로 격차가 1358조원 넘게 났다.
국내 주식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 양극화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14조원의 영업이익(잠정치)을 기록하는 등 IT 대형주들이 독보적인 실적을 내면서 매수세가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주 5거래일간 삼성전자를 93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 전체 순매수 규모인 47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코스닥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1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에서는 9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마저 ‘뛰는 대형주’에 올라타면서 코스닥의 수급이 더욱 꼬이고 있는 셈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방 부동산시장이 침체인 상황에서 서울 강남 부동산은 거침없이 오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엔터주 위주 시장의 한계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코스닥시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등 내수주 위주로 이뤄져 있다. 하반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티슈진이 상장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제약·바이오업종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증시 상승의 축이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기 개선에 있다는 점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롯데케미칼(2.87%) LG화학(1.43%) 등 이른바 경기민감주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지난 13일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점진적인 긴축을 시사하면서 경기민감주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기방어주인 제약·바이오와 식음료 등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기 때문에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에 부정적”이라며 “3분기 이후 기존 주도주들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 중소형주와 내수주에도 볕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전의 기회는 새 정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 지원책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이 가시화하면 ‘코스닥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대형주들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을 던 것은 그나마 호재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중소형주 가운데 그동안 고평가를 받았던 게임, 호텔레저, 반도체 등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크게 낮아진 만큼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연기금도 코스닥시장 외면
코스피지수는 14일 5.14포인트(0.21%) 오른 2414.63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 기록은 13일 세운 2422.26이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42포인트(0.22%) 상승해 654.11에 장을 마쳤지만 두 지수 격차는 사상 최대인 1760.52까지 벌어졌다.
이 격차는 지난달 2일 1712.94포인트까지 확대되며 2011년 5월2일(1712.2) 이후 6년여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후 격차는 점점 더 커져 176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시가총액도 유가증권시장이 1571조2300억원, 코스닥시장이 212조4520억원으로 격차가 1358조원 넘게 났다.
국내 주식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 양극화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14조원의 영업이익(잠정치)을 기록하는 등 IT 대형주들이 독보적인 실적을 내면서 매수세가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주 5거래일간 삼성전자를 93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 전체 순매수 규모인 47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코스닥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1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에서는 9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마저 ‘뛰는 대형주’에 올라타면서 코스닥의 수급이 더욱 꼬이고 있는 셈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방 부동산시장이 침체인 상황에서 서울 강남 부동산은 거침없이 오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엔터주 위주 시장의 한계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코스닥시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등 내수주 위주로 이뤄져 있다. 하반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티슈진이 상장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제약·바이오업종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증시 상승의 축이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기 개선에 있다는 점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롯데케미칼(2.87%) LG화학(1.43%) 등 이른바 경기민감주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지난 13일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점진적인 긴축을 시사하면서 경기민감주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기방어주인 제약·바이오와 식음료 등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기 때문에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에 부정적”이라며 “3분기 이후 기존 주도주들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 중소형주와 내수주에도 볕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전의 기회는 새 정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 지원책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이 가시화하면 ‘코스닥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대형주들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을 던 것은 그나마 호재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중소형주 가운데 그동안 고평가를 받았던 게임, 호텔레저, 반도체 등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크게 낮아진 만큼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