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회장 "원자력발전 버리면 일본 경제 쇠퇴한다"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홀딩스의 가와무라 다카시 회장(사진)이 “원자력발전을 버린다면 일본 경제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가와무라 회장은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도쿄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원을 수입 연료에만 의존한다면 결국 전기요금이 오르고 경제력도 시들어버릴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에게 원전을 버린다면 국가가 서서히 쇠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제로(0)’ 정책을 도입하면서 대체 발전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거 늘렸다. LNG 수입 급증이 엔화가치 하락과 맞물리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을 정도였다. 후쿠시마 원전은 도쿄전력이 운영하던 곳이다.

가와무라 회장은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조차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원전을 모두 폐기하고 가스화력발전 비중을 높이면 LNG 수입이 증가해 국부가 유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우라늄을 이용한 발전(원전)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했다. 가와무라 회장은 도쿄대 공학부에서 원자력을 공부한 기술자 출신이다. 그의 이날 발언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을 준비 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에너지정책 기본법’에 따라 2003년 이후 3년마다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을 짜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 이후인 2014년부터 새 안전기준을 충족한 곳은 재가동을 승인해왔다. 후쿠이현 다카하마 3·4호기 등 5기의 원전이 재가동 중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