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을 위한 경영학] 끝없는 혁신만이 선진국 문턱 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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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한국 기업 경쟁력의 과거·현재·미래 <끝>
경공업→중화학공업 전환 성공
80년대 TV·D램·자동차 수출 신화
90년대 중국 기업들 무서운 추격
미국 시장에서 한국기업 추월
혁신 소홀해 중진국 함정 빠져
4차 산업혁명, 위기이자 기회
경공업→중화학공업 전환 성공
80년대 TV·D램·자동차 수출 신화
90년대 중국 기업들 무서운 추격
미국 시장에서 한국기업 추월
혁신 소홀해 중진국 함정 빠져
4차 산업혁명, 위기이자 기회
개인처럼 국가도 부국(富國)을 추구한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 부국이 되는 길은 원재료 공급지이자 2, 3차 상품 수요지인 식민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는 제국주의 식민지 쟁탈전을 유발해 1, 2차 대전으로 이어졌다. 2차 대전 말에 핵폭탄 등 대량살상 무기가 발명됐다. 3차 대전이 일어나면 공멸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하는 공존공영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가 출발했다. 2차 대전 이후에는 상품 경쟁력만 있으면 어느 국가에나 팔 수 있고, 달러만 있으면 어디서든 원자재나 상품을 살 수 있게 됐다. 상품 경쟁력이 부국의 핵심 요소가 되며 기술우위의 시대가 시작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한국은 1960년대에 경공업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다가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기술이 부족해 품질은 떨어졌고, 경제적 생산 규모에 못 미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도 못해 중화학공업 제품 수출은 부진하기만 했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고 1978년 제2차 오일쇼크와 함께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한국은 정부 주도로 추진한 중화학공업이 기술 부족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까지 고전하며 좌절을 맛봤고 중진국 수준에서 성장을 멈춘 중남미가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부상하기도 했다. 반면 자율적 시장경제 체제였던 대만, 싱가포르, 홍콩은 비교적 순탄하게 중품질·중가격 위치로 이동하며 중진국 반열에 올랐다. 198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우리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품질 향상, 생산성 향상의 혁신을 이루며 성공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마그네틱 테이프, 컬러TV, 전자레인지, 메모리반도체, 자동차 등은 한동안 우리 기업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엔화 절상으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우리 제품이 더욱 경쟁력을 발휘했다. 1980년대 중반 우리 제품의 품질은 중품질이 됐으나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아 비교적 높은 가성비를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상품은 글로벌 무대에 등장한 지 4반세기 만에 3류에서 2류로 올라섰고, 국가는 후진국에서 중진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후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무한경쟁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전후 세계를 양분했던 공산·사회주의 체제가 성장의 한계에 맞닥뜨려 1990년을 전후해 붕괴되고 시장경제 체제로 편입되면서부터다. 특히 초저가 가격경쟁으로 무장한 중국의 등장은 기존 경쟁구도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많은 공산·사회주의 국가 중에 중국이 독보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한 것은 전적으로 중국 위안화 환율 덕으로 볼 수 있다. 타국과의 무역을 기피하던 공산주의 국가는 환율을 작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로 세계 무역체제에 편입됐다는 것은 중국에 크나큰 행운이었다.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무기로 초저가 상품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높은 가성비를 갖게 된 중국 상품의 등장은 저품질·저가격 시장은 물론 중품질·중가격 시장에도 충격을 미쳤다. 1990년에는 우리의 주력 시장이던 미국에서 한·중 두 나라의 시장 점유율이 역전되며 우리 상품은 경쟁력 위기를 맞는다.
여기에 미국이 주도한 세계화로 선진기업의 브랜드 및 기술과 후진국의 저임금이 결합해 가격대별로 뚜렷하게 분할됐던 시장구조가 고품질·저가격 시장으로 수렴되면서 미래에는 세계 일류만이 살아남는다는 메시지가 던져졌다. 반면 1987년 6·29 이후 급격한 임금 인상에 의한 원가 상승으로 우리 기업들은 고품질의 선진기업과 저가격의 중국 상품 사이에 낀 샌드위치적 상황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게 된다. 많은 기업이 이런 국내외 환경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고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라는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또 다른 기업들이 치열한 혁신을 통해 세계 일류 수준으로 도약함으로써 오늘날 한국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까지 이르게 됐다.
무한경쟁, 특히 중국의 추격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물결은 빠른 추격자였던 우리가 선도하기 힘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고, 기존에 우리가 강했던 산업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 위기에서도 그러했듯이 우리가 기댈 곳은 우리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성공 스토리밖에 없다.
정규석 <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
한국은 1960년대에 경공업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다가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기술이 부족해 품질은 떨어졌고, 경제적 생산 규모에 못 미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도 못해 중화학공업 제품 수출은 부진하기만 했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고 1978년 제2차 오일쇼크와 함께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한국은 정부 주도로 추진한 중화학공업이 기술 부족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까지 고전하며 좌절을 맛봤고 중진국 수준에서 성장을 멈춘 중남미가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부상하기도 했다. 반면 자율적 시장경제 체제였던 대만, 싱가포르, 홍콩은 비교적 순탄하게 중품질·중가격 위치로 이동하며 중진국 반열에 올랐다. 198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우리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품질 향상, 생산성 향상의 혁신을 이루며 성공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마그네틱 테이프, 컬러TV, 전자레인지, 메모리반도체, 자동차 등은 한동안 우리 기업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엔화 절상으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우리 제품이 더욱 경쟁력을 발휘했다. 1980년대 중반 우리 제품의 품질은 중품질이 됐으나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아 비교적 높은 가성비를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상품은 글로벌 무대에 등장한 지 4반세기 만에 3류에서 2류로 올라섰고, 국가는 후진국에서 중진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후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무한경쟁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전후 세계를 양분했던 공산·사회주의 체제가 성장의 한계에 맞닥뜨려 1990년을 전후해 붕괴되고 시장경제 체제로 편입되면서부터다. 특히 초저가 가격경쟁으로 무장한 중국의 등장은 기존 경쟁구도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많은 공산·사회주의 국가 중에 중국이 독보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한 것은 전적으로 중국 위안화 환율 덕으로 볼 수 있다. 타국과의 무역을 기피하던 공산주의 국가는 환율을 작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로 세계 무역체제에 편입됐다는 것은 중국에 크나큰 행운이었다.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무기로 초저가 상품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높은 가성비를 갖게 된 중국 상품의 등장은 저품질·저가격 시장은 물론 중품질·중가격 시장에도 충격을 미쳤다. 1990년에는 우리의 주력 시장이던 미국에서 한·중 두 나라의 시장 점유율이 역전되며 우리 상품은 경쟁력 위기를 맞는다.
여기에 미국이 주도한 세계화로 선진기업의 브랜드 및 기술과 후진국의 저임금이 결합해 가격대별로 뚜렷하게 분할됐던 시장구조가 고품질·저가격 시장으로 수렴되면서 미래에는 세계 일류만이 살아남는다는 메시지가 던져졌다. 반면 1987년 6·29 이후 급격한 임금 인상에 의한 원가 상승으로 우리 기업들은 고품질의 선진기업과 저가격의 중국 상품 사이에 낀 샌드위치적 상황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게 된다. 많은 기업이 이런 국내외 환경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고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라는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또 다른 기업들이 치열한 혁신을 통해 세계 일류 수준으로 도약함으로써 오늘날 한국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까지 이르게 됐다.
무한경쟁, 특히 중국의 추격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물결은 빠른 추격자였던 우리가 선도하기 힘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고, 기존에 우리가 강했던 산업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 위기에서도 그러했듯이 우리가 기댈 곳은 우리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성공 스토리밖에 없다.
정규석 <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