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연관 단어도 검색 안돼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푸를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모바일메신저 위챗 등에서 삭제됐다. 웨이보에 푸의 이름을 입력하면 ‘불법 콘텐츠’라는 메시지만 뜬다.
배가 나오고 귀여운 이미지의 푸와 시 주석을 비교한 사진은 2013년 처음 등장했다.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만났을 때다. 온라인에선 두 정상이 걸어가며 찍은 사진에서 통통한 체격의 시 주석은 푸, 마르고 키가 큰 오바마 전 대통령은 푸의 호랑이 친구 캐릭터 ‘티거’에 빗대졌다. 이듬해 시 주석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났을 때도 시 주석은 푸, 아베 총리는 늙은 당나귀 캐릭터 ‘이요르’에 비유됐다.
전문가들은 국가 지도부를 뽑는 올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통제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차오무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당대회를 앞두고) 금지된 두 가지는 정치적 세력 규합과 행동”이라며 “올해는 시 주석에 대한 언급이 세 번째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형 정치행사를 전후해 온라인 검열을 강화해 왔다. 2015년 9월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이 치러질 당시에도 푸가 장난감 자동차에 앉아 있는 사진이 리무진을 타고 군을 사열하는 시 주석의 모습과 비교되자 이를 삭제했다. 최근 타계한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를 기리는 단어가 온라인에서 금지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중국 ‘자유주의 지성의 산실’로 불리는 20년 역사의 상하이 지펑(季風)서점이 당국의 이념 통제 여파로 문을 닫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2013년 상하이도서관 지하철역에 개점한 지펑서점의 마지막 지점은 내년 1월 말 폐점될 예정이다. 서점 주인 위먀오는 상하이도서관이 자체 용도로 건물을 사용하기로 해 다른 장소를 물색했지만 당국이 서점 이전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