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CJ CGV 대표 "몸집 키워야할 영화산업, 규제 갇혀 위축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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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상영 분리 신중해야
“배급과 상영을 겸하는 것을 대기업 수직계열화라며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지는 반문하게 됩니다. 영화산업 종사자가 다양한 의견을 던질 수 있는 공론의 장을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서정 CJ CGV 대표(사진)가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2017 중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대기업의 배급·상영 분리를 골자로 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 각각 대표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영화배급업 또는 상영업을 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CJ와 롯데는 극장업과 배급업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서 대표는 “영비법 개정안은 1948년 미국에서 나온 ‘파라마운트 판결’을 바탕으로 한다”며 “(하지만) 70년 전 판결로 지금의 대한민국 영화산업을 재단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판결은 1948년 미국 법원이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소유하고 있는 극장을 분리하도록 한 판결이다. 당시 대도시 주요 극장을 소유한 워너, 파라마운트 등 메이저 스튜디오는 자사 소유 극장 체인에만 영화를 먼저 공급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점이 인정돼 극장 매각 판결을 받았다. 이후 1956년까지 미 전역에서 4000개 이상의 극장이 폐업했다.
영화 제작(투자) 위축으로 제작 편수와 관객 수도 급감했다. 영화산업이 위축되자 미국 법무부는 1985년 산업환경의 변화로 파라마운트 판결의 적용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해 사실상 판례로서의 효력을 상실했다. 넷플릭스의 ‘옥자’ 등 온라인 영화들이 등장하는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수직계열화가 강화되고 있다. 서 대표는 “중국 완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몸집을 키워야 하는 한국 영화산업이 오히려 규제의 틀에 갇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대기업의 자사 배급영화 ‘스크린 몰아주기’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CJ CGV 극장에서 관계사인 CJ E&M 영화 비중은 2011년 38.5%를 정점으로 갈수록 줄어 2015년 20.4%, 2016년 15.7%에 그쳤다. 지난해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영화들은 디즈니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1991개) 등 1~4위까지 극장이 없는 배급사 영화로 나타났다. 국내 영화산업은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서 대표는 “한국 영화산업은 지난 20여년간 급성장했지만 티켓 매출 규모 1조7000억원, 스크린 수 2500여 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CGV는 국내 140개, 해외 270개 등 410개 극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께 45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서정 CJ CGV 대표(사진)가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2017 중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대기업의 배급·상영 분리를 골자로 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 각각 대표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영화배급업 또는 상영업을 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CJ와 롯데는 극장업과 배급업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서 대표는 “영비법 개정안은 1948년 미국에서 나온 ‘파라마운트 판결’을 바탕으로 한다”며 “(하지만) 70년 전 판결로 지금의 대한민국 영화산업을 재단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판결은 1948년 미국 법원이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소유하고 있는 극장을 분리하도록 한 판결이다. 당시 대도시 주요 극장을 소유한 워너, 파라마운트 등 메이저 스튜디오는 자사 소유 극장 체인에만 영화를 먼저 공급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점이 인정돼 극장 매각 판결을 받았다. 이후 1956년까지 미 전역에서 4000개 이상의 극장이 폐업했다.
영화 제작(투자) 위축으로 제작 편수와 관객 수도 급감했다. 영화산업이 위축되자 미국 법무부는 1985년 산업환경의 변화로 파라마운트 판결의 적용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해 사실상 판례로서의 효력을 상실했다. 넷플릭스의 ‘옥자’ 등 온라인 영화들이 등장하는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수직계열화가 강화되고 있다. 서 대표는 “중국 완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몸집을 키워야 하는 한국 영화산업이 오히려 규제의 틀에 갇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대기업의 자사 배급영화 ‘스크린 몰아주기’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CJ CGV 극장에서 관계사인 CJ E&M 영화 비중은 2011년 38.5%를 정점으로 갈수록 줄어 2015년 20.4%, 2016년 15.7%에 그쳤다. 지난해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영화들은 디즈니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1991개) 등 1~4위까지 극장이 없는 배급사 영화로 나타났다. 국내 영화산업은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서 대표는 “한국 영화산업은 지난 20여년간 급성장했지만 티켓 매출 규모 1조7000억원, 스크린 수 2500여 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CGV는 국내 140개, 해외 270개 등 410개 극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께 45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