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4차 '신탁방식 재건축 카드' 만지작
신탁방식 재건축이 서울 여의도를 넘어 강남권 상륙을 시도하고 있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를 맡아 재건축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반포4차는 부동산신탁사들로부터 사업참여의향서를 접수하고 있다.

신반포4차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신탁방식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존 방식과 장단점을 비교해보자는 취지”라며 “신탁사로부터 우리 단지의 사업성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이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신반포4차는 지하철 3·7·9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과 접하고 있는 트리플역세권 단지다. 뉴코아아울렛,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반포한강공원이 인근에 있어 입지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1212가구를 1750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사업계획이 확정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주민 93%의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뉴코아아울렛과의 부지 분할 소송, 조합장 유고 등으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올 상반기 추진위 내에서 신탁방식 재건축에 대한 여론이 조성됐다. 추진위 관계자는 “신탁 수수료, 시공사 선정 및 사업 운용, 뉴코아아울렛 부지 분할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신탁사 의견을 받아볼 것”이라며 “신탁사의 전문성을 활용하면 부지 분할 등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신탁사의 사업참여제안서 접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주민총회를 거쳐 신탁방식에 대한 의견을 물을 계획이다. 신반포4차가 신탁방식을 도입하면 강남지역 대규모 재건축단지로는 첫 도입 사례가 된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서울에서는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소재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속속 신탁방식 재건축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 삼익그린2차와 서초구 방배7구역은 한국자산신탁과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