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업을 잠정 중단한 팬택의 특허들이 애플 등 해외 스마트폰 업체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제조사들도 팬택 특허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특허 유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의 특허 전문 미디어인 아이에이엠(IAM)은 18일 미국 특허청(USPTO)을 인용해 “애플이 특허전문회사 골드피크를 통해 팬택이 보유했던 특허 11건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매입한 특허가 어떤 기능과 연관이 있는 기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팬택은 지난해 10월 230건에 달하는 특허를 골드피크에 양도하는 데 합의했다. 골드피크는 지식재산(IP)의 거래와 라이선싱, 자산 유동화 등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특허 전문회사다. 팬택이 지난해 특허를 처분하기 직전에 설립된 회사라는 점에서 팬택의 특허 수익화를 위해 기획된 업체로 추정된다.

팬택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외 특허 310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지문인식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 ‘베가 LTE-A’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을 자랑해온 회사다.

일각에서는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팬택이 특허를 잇따라 외국 업체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술력이 부족한 신흥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팬택 특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은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도난 방지 기술, 방수 기술 등과 관련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 등 해외 스마트폰 업체에 이런 기술이 들어간다면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팬택은 과거 수차례 청산 위기를 극복하고 2015년 국내 통신장비업체 쏠리드에 인수됐다. 지난해 6월 스마트폰 신제품 ‘아임백(IM-100)’을 출시했으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팬택은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사업으로 재기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