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임종룡의 당부 "시장을 중시하라"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2년4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18일 이임했다. 그가 떠나면서 후배 공무원들에게 던진 조언은 “시장을 중시하라”였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금융개혁이라는 어렵고 험한 여정에 흐트러짐 없이 최선을 다해줘 감사드린다”며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어려움을 (후배 공무원들에게) 넘기고 떠나게 돼 미안하다”고 말했다.

후배 공무원을 위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금융위의 정책 대상은 시장”이라며 “시장은 보이지 않는 실체이지만 다수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냉정한 선택을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의 힘을 믿고 소통하려 애써야 한다”며 “결코 시장의 역동성이 약해지지 않도록 규제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시장의 자율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또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며 “경쟁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으며 금융위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후배 공무원) 여러분은 시장이라는 커다란 배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쟁과 혁신으로 가득한 금융산업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2015년 3월 금융위를 이끌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했다. 2008년 금융위 설립 이후 ‘최장수 위원장’이란 기록도 남겼다. 임 위원장은 앞으로 한국금융연구원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할 예정이다. 그는 이임식 전 기자와 만나 “당분간 푹 쉬고 싶다”며 “담배도 끊어보려 한다”고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