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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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대입 전형료에 이어 대학 입학금도 손 볼 방침이다. 입학금 단계적 인하 또는 폐지까지 포함해 각 대학의 입학금 책정 과정에 개선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18일 교육부와 대학들에 따르면,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직무대리와 대학 기획처장들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입학금 제도 개선을 위한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 입학금 반환 청구 소송을 낸 대학생 9782명이 재학하는 15개 대학 기획처장이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홍익대 등이 해당된다.

앞선 12일 전국 43개 대학 총학생회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학금 폐지 등 대학 현안 해결을 위해 공개 대화를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입학금 폐지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총학생회들이 ‘학내 사안’으로 여겨지던 입학금 폐지에 대통령이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한 배경이다.

입학금 문제를 논의하는 기획처장들과의 간담회는 같은날 예정된 대학 입학처장들과의 대입 전형료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 앞서 열린다. 이 간담회에는 지난해 입시 지원자 3만 명 이상인 25개 대학의 입학처장이 참석한다. 교육부가 대학의 관련 보직교수들과 연달아 만나 입학금 및 전형료 인하 동참을 당부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실태조사를 거쳐 훈령(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의 항목 및 산정방법에 관한 규칙) 개정에 착수, 내년 3월까지 표준원가 개념의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한 대입 전형료와 달리 입학금에 대한 별도 조사는 하지 않는다. 입학금 관련 정책 연구는 진행할 예정이다.

노진영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은 “입학금은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모두 공개돼 있고 각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만큼 실태조사 계획까지는 없다. 단 대학들이 명확한 근거 없이 입학금을 징수했다고 지적받는 부분은 들여다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입학금 논란은 0원부터 100만 원 내외까지 천차만별인 대학별 편차에서 비롯됐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7학년도 입학금 102만4000원만 원을 걷은 동국대를 필두로 한국외대(99만8000원) 고려대(99만6600원) 홍익대(99만6000원) 인하대(99만2000원) 세종대(99만원) 연세대(98만5000원) 등은 입학금이 100만 원에 육박했다. 반면 광주가톨릭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기원(DGIST) 인천가톨릭대 한국교원대 5곳은 입학금이 없었다.

교육부령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는 “입학금은 학생 입학 시 전액을 징수한다”는 조항만 명시됐다. 입학금의 구체적 근거나 기준을 밝히라는 내용이 없어 대학들이 ‘고무줄 산정’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입학금이 일괄 폐지되면 7년째 등록금 동결·인하를 이어가는 대학들로선 타격이 클 전망이다. 전국 4년제 종합대와 전문대의 입학금은 총 4093억 원(2015학년도 기준)에 달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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