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알못을 위한 안내서 中] DC형 택한 당신, '분·수·장' 주문을 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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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확정기여형(DC형)을 선택한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분(분산투자)·수(수수료 절감)·장(장기적 안목)'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을 주문했다.
가장 중시할 요인으로는 '분산투자'가 꼽힌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은 특히 퇴직연금에서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퇴직연금 투자상품 범위가 예금 및 국채,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랩어카운트 등으로 다양한 만큼 균형 잡힌 상품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추되 위험 분산과 추가 수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꼽히는 펀드 등 위험자산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자칫하면 원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노후를 지탱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현재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최대 70%까지 설정할 수 있지만 그만큼 노후자금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포트폴리오 수립이 필수란 점을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장기 투자자금이란 점을 간과하고 단기 수익률에 연연해 수시로 상품을 갈아탈 경우 수익률이 되레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배당상품인 펀드에 투자한 후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전환해 주가 회복 시에 수익률 회복 기회를 놓친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적금 등 상품에만 치중할 경우 저금리 기조에서는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임금인상률을 넘어서야 DC형에 가입한 보람이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짤 때 장기적인 안목과 금융지식이 필요하다는 당부다.
펀드의 경우 국내외 균형을 맞추고, 해외펀드도 특정국가에 치중하기보다 글로벌펀드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그동안 어떤 퇴직연금펀드가 좋은 성과를 거뒀을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퇴직연금펀드(올해 상반기 말 기준·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수익률이 88.76%에 달했지만 최하위 상품의 경우 -6.99%를 기록했다. 5년을 넣어놨지만 손해를 본 셈이다.
다만 분석 대상 188개 펀드의 5년간 누적 수익률 평균은 21.96%를 기록해 원리금보장 상품보다는 우수한 추이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주식형 퇴직연금펀드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유형은 배당주 펀드로 누적 수익률이 47.53%를 기록했다. 해당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19.43%)와 중소형주 펀드(14.61%)의 두 배 이상의 수치다.
상품별로는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이 1위를 차지했다. 5년 누적 수익률이 88.76%에 달했다. 3년 수익률도 27.92%로 우수했다.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자'도 5년 수익률이 51.80%에 달했다.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퇴직연금글로벌자CP'가 5년간 누적 82.94%의 수익을 거뒀다. '삼성퇴직연금GREAT CHINA자'가 49.66%의 수익률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채권혼합형으로는 '신영퇴직연금배당40'이 누적 42.19%의 수익을 거둬 두드러지는 성적을 냈다.
고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금법인컨설팅팀 수석매니저는 "퇴직연금펀드에 투자 시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대형주·중소형주·성장주·가치주·배당주 등으로 나눠 투자하고 해외펀드도 글로벌펀드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국가·특정 업종 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10~2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운용보수가 저렴한 ETF도 최근 판매사가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운용보수가 낮고 퇴직연금 고객에게는 별도의 매매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 장점을 갖췄다.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뿐 아니라 합성 ETF인 'KODEF 인디아', 'KINDEX 베트남VN30' 등을 활용하면 해외시장과 원자재 등에 두루 투자할 수 있다. 환매 기간이 소요되는 펀드와 달리 실시간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의 IRP 계좌에서 ETF를 편입할 수 있다. 각 회사별로 편입 가능 ETF에 차이는 있지만 최근 도입한 NH투자증권에서는 가장 많은 총 155개 ETF를 들여놨다.
유승희 NH투자증권 연금영업본부장은 "ETF는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시장 대응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DC형 가입자라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뿐 아니라 퇴직연금 사업자도 꼼꼼하게 골라야 한다. 퇴직연금이 장기로 운용되고, 각 사업자마다 수수료율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수료를 기준으로 사업자를 택하기 보다는 취급하는 상품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면밀히 알아보는 게 좋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RP 계좌의 평균 수수료율은 0.46%로 집계됐다. 업권별 수수료율은 증권사가 0.33~0.85%, 은행의 경우 0.36~0.7%, 생명보험사 0.23~1.15%, 손해보험사 0.24~0.47% 수준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이 DB형인 직장인이 DC형으로 전환하기 전에 심사숙고할 것을 당부했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할 상황이거나 올바른 투자지식이 없을 경우 원금손실 발생 위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 매니저는 "DC형은 적립금 운용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DB에서 DC로 전환 후 다시 DB로 변경이 불가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의사결정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를 앞둔 근로자라면 DB형에서 DC형으로 옮겨타는 것은 필수다. DB형은 퇴직급여 산정 시 퇴직 직전 3개월 급여를 근무일수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해 정해지기 때문에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DB형을 유지하면 퇴직연금도 줄어들게 된다.
양인모 하나금융투자 연금사업추진팀 부장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면 임금피크제 시행 전 DC형으로 갈아타 DB형과 DC형의 장점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가장 중시할 요인으로는 '분산투자'가 꼽힌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은 특히 퇴직연금에서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퇴직연금 투자상품 범위가 예금 및 국채,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랩어카운트 등으로 다양한 만큼 균형 잡힌 상품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추되 위험 분산과 추가 수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꼽히는 펀드 등 위험자산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자칫하면 원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노후를 지탱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현재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최대 70%까지 설정할 수 있지만 그만큼 노후자금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포트폴리오 수립이 필수란 점을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장기 투자자금이란 점을 간과하고 단기 수익률에 연연해 수시로 상품을 갈아탈 경우 수익률이 되레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배당상품인 펀드에 투자한 후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전환해 주가 회복 시에 수익률 회복 기회를 놓친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적금 등 상품에만 치중할 경우 저금리 기조에서는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임금인상률을 넘어서야 DC형에 가입한 보람이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짤 때 장기적인 안목과 금융지식이 필요하다는 당부다.
펀드의 경우 국내외 균형을 맞추고, 해외펀드도 특정국가에 치중하기보다 글로벌펀드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그동안 어떤 퇴직연금펀드가 좋은 성과를 거뒀을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퇴직연금펀드(올해 상반기 말 기준·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수익률이 88.76%에 달했지만 최하위 상품의 경우 -6.99%를 기록했다. 5년을 넣어놨지만 손해를 본 셈이다.
다만 분석 대상 188개 펀드의 5년간 누적 수익률 평균은 21.96%를 기록해 원리금보장 상품보다는 우수한 추이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주식형 퇴직연금펀드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유형은 배당주 펀드로 누적 수익률이 47.53%를 기록했다. 해당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19.43%)와 중소형주 펀드(14.61%)의 두 배 이상의 수치다.
상품별로는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이 1위를 차지했다. 5년 누적 수익률이 88.76%에 달했다. 3년 수익률도 27.92%로 우수했다.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자'도 5년 수익률이 51.80%에 달했다.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퇴직연금글로벌자CP'가 5년간 누적 82.94%의 수익을 거뒀다. '삼성퇴직연금GREAT CHINA자'가 49.66%의 수익률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채권혼합형으로는 '신영퇴직연금배당40'이 누적 42.19%의 수익을 거둬 두드러지는 성적을 냈다.
고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금법인컨설팅팀 수석매니저는 "퇴직연금펀드에 투자 시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대형주·중소형주·성장주·가치주·배당주 등으로 나눠 투자하고 해외펀드도 글로벌펀드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국가·특정 업종 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10~2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운용보수가 저렴한 ETF도 최근 판매사가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운용보수가 낮고 퇴직연금 고객에게는 별도의 매매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 장점을 갖췄다.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뿐 아니라 합성 ETF인 'KODEF 인디아', 'KINDEX 베트남VN30' 등을 활용하면 해외시장과 원자재 등에 두루 투자할 수 있다. 환매 기간이 소요되는 펀드와 달리 실시간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의 IRP 계좌에서 ETF를 편입할 수 있다. 각 회사별로 편입 가능 ETF에 차이는 있지만 최근 도입한 NH투자증권에서는 가장 많은 총 155개 ETF를 들여놨다.
유승희 NH투자증권 연금영업본부장은 "ETF는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시장 대응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DC형 가입자라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뿐 아니라 퇴직연금 사업자도 꼼꼼하게 골라야 한다. 퇴직연금이 장기로 운용되고, 각 사업자마다 수수료율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수료를 기준으로 사업자를 택하기 보다는 취급하는 상품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면밀히 알아보는 게 좋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RP 계좌의 평균 수수료율은 0.46%로 집계됐다. 업권별 수수료율은 증권사가 0.33~0.85%, 은행의 경우 0.36~0.7%, 생명보험사 0.23~1.15%, 손해보험사 0.24~0.47% 수준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이 DB형인 직장인이 DC형으로 전환하기 전에 심사숙고할 것을 당부했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할 상황이거나 올바른 투자지식이 없을 경우 원금손실 발생 위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 매니저는 "DC형은 적립금 운용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DB에서 DC로 전환 후 다시 DB로 변경이 불가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의사결정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를 앞둔 근로자라면 DB형에서 DC형으로 옮겨타는 것은 필수다. DB형은 퇴직급여 산정 시 퇴직 직전 3개월 급여를 근무일수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해 정해지기 때문에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DB형을 유지하면 퇴직연금도 줄어들게 된다.
양인모 하나금융투자 연금사업추진팀 부장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면 임금피크제 시행 전 DC형으로 갈아타 DB형과 DC형의 장점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