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감싸 안은 봉긋한 산이 사시사철 아름답다. 커다란 구덩이 안에 불을 피우고 짚과 흙을 덮은 다음 작은 구덩이 속에 옥수수 감자 고구마 달걀 등을 넣고 높은 열기로 쪄내는 삼굿구이 체험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깨끗하고 맑은 냇물은 남한강의 발원지인 하일천이다. 1급수에만 산다는 산천어가 뛰노는 시원한 계곡물을 가로질러 얼기설기 엮어 만든 나무 구름다리가 시골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마을 계곡을 따라 20m 정도 올라가면 박쥐가 사는 한드미동굴이 나타난다. 동굴을 따라가면 탐험가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동굴은 고생대 초기에 형성됐다. 과거에는 경북 풍기까지 연결돼 있어 양쪽 주민이 장터를 오갔다는 전설도 있다. 한드미동굴은 영화 ‘빨치산’, TV 드라마 ‘대망’, 다큐멘터리 ‘황금박쥐를 찾아서’, 예능프로그램 ‘1박2일’ 등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굴속에선 여러 가지 종류의 박쥐는 물론 훼손되지 않은 천연동굴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한여름에도 동굴 안 기온은 20도 안팎이다.
단양에 왔으니 도담삼봉을 만나보자. 도담삼봉은 단양팔경의 하나로 남한강 상류 한가운데 솟아 있는 세 개의 봉우리를 말한다. 가운데 봉우리를 남편봉(장군봉)이라 하고 왼쪽은 첩봉, 오른쪽은 처봉이라 부른다. 오른쪽 봉우리가 아들을 얻기 위해 첩을 둔 남편을 미워하며 돌아앉은 본처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선왕조의 개국 공신인 정도전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 이따금 찾아와 경치를 구경하고 풍월을 읊었다고 한다.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한 것도 도담삼봉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한다. 도담삼봉 주변에는 음악분수대가 설치돼 있다. 특히 야간에는 분수대에서 춤을 추는 듯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와 한층 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마을을 따라 구불구불 곡선을 그려가며 쌓아 올린 돌담길과 그 위로 낀 이끼와 담쟁이넝쿨도 볼거리다. 한드미마을은 자연친화적 마을로도 유명하다. 숙박은 4~6인 펜션 기준 10만~12만원이다.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북원주나들목(IC)에서 단양 방향으로 우회전해 덕천교와 이평삼거리, 어의곡리 새밭계곡을 차례로 지나면 한드미마을에 이른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