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금융 부문에선 금융감독기구 개편이 가장 눈에 띈다. 청와대는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 기능을 떼어내 별도 독립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신설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의 정책·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방안대로 될 경우 금융감독체계는 10년 만에 ‘금융감독위원회-금감원’ 체제로 회귀한다.

청와대는 우선 금감원이 맡고 있는 ‘금융회사 감독’과 ‘소비자보호’ 중 소비자보호 부문을 분리·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비자보호 기능을 독립기구화하는 방안은 지난 정부 때도 추진된 사안이다. 금감원이란 동일 기관이 금융회사의 영업·재무 건전성을 관리·감독하는 동시에 소비자보호 기능을 맡는 게 이해상충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이중(二重)의 감독 부담을 지게 된다는 부작용 등 우려가 많아 지난 정부에선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두되 기능을 확대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설 기구에 금융회사 검사·감독권을 부여할지 등은 좀 더 논의해야 한다”며 “연말께 방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금융위원회 기능재편 가능성도 내비쳤다. 올해 안에 금융위 조직을 기능별로 재편하고, 내년에 있을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연말까지 은행과, 보험과, 증권과 등 업권단위로 나뉜 조직을 인가과, 감독과 등 기능별로 재편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보호국도 신설할 예정이다.

금융위의 감독·정책기능 분리 여부는 내년에 확정하기로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금융위의 정책기능을 떼어내 기획재정부로 일원화하는 방안,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과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정책을 하나로 합하는 방안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금융위는 2008년 이전 금감위 체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감독·정책을 분리하는 게 맞는지, 그대로 두는 게 맞는지 정답은 없다”며 “국정기획위도 이에 대해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연 27.9%인 대부업법 최고금리를 연내 연 25%로 낮추고 이후 4년에 걸쳐 연 20%로 인하하기로 했다. 서민재산 증식을 돕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도 연내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ISA는 5년간 연 2000만원씩 1억원을 넣으면 200만원(서민형은 250만원)의 투자수익에는 소득세(15.4%)를 매기지 않는 상품이다. 정부는 비과세 혜택이 적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따라 다음달 비과세 한도를 200만원에서 400만원가량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