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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기업 구조조정 시금석 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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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감부족으로 멈춰선 지 3주째다. 조선소 직원들은 물론 협력업체, 주변의 식당과 원룸 등 지역경제에 타격이 적지 않다는 안타까운 보도가 잇따른다. 기업이 흔들리고 떠나는 곳의 후폭풍이다. 한때 미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퇴락했을 때의 ‘디트로이트 현상’을 연상시킬 정도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본사가 몰려 있는 디트로이트에서는 4년 전 시 파산의 후유증이 아직 이어진다.

    군산 경제의 24%까지 차지한 조선소가 문을 닫자 군산대 조선공학과 폐지론까지 들린다. 일부 협력업체는 울산에서 만든 선박 블록을 군산에서 조립하자는 주장도 한다. 건조 비용 측면에서는 터무니없지만 그만큼 절박한 심정일 것이다.

    조선산업 전체가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 어깨가 무 척이나 무거워졌다. 군살을 빼면서 한번 실기한 구조조정을 이뤄내고, 기술력과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며, 수주절벽도 돌파해 결국 살아남아야 하는 ‘3중고’는 많은 기업에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의 ‘정치 개입’이다. 군산시의회 의장단은 청와대 앞에서 조선소 재가동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의회 일각에서는 “내년에는 재가동하게 될 것”이라며 여론몰이로 회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전북지사도 ‘폐업 진상조사’ 요구에 가세해 청와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선소 존치’ 공약이 기업 문제, 경제 문제를 정치 문제로 비화시키는 계기가 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전체 인력 1만6000명 중 생산직 5000명을 놀려야 하는 처지다. 울산조선소 가동에도 한 해 60~70척 수주가 필요한데 올해 수주는 17척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이 높은 작업장부터 가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우조선해양 수주 물량을 나누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역의 주장은 조선업 구조조정을 포기한 채 다 죽자는 얘기나 다름없다. 경영적 판단과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이뤄내지 못하면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고용 유연성 강화 등 구조개혁과도 맞물렸지만 당장은 ‘정치 배제’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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