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6거래일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2400선을 뚫고 올라선 뒤 5거래일 만에 2440선을 넘었다. 숨가쁜 상승에 따른 부담과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하지만 과거 강세장이 지속된 기간을 돌아보면 장기적으로 현시점은 아직 대세상승장의 ‘서막’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코스피 강세장 언제까지…"과거 상승장 비교하면 아직 절반에도 못미쳐"
◆매일 쓰는 새 역사

코스피지수는 20일 전날보다 11.90포인트(0.49%) 오른 2441.84에 장을 마쳤다. 오전장에는 보합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우면서 단숨에 2440선을 뛰어넘었다. 외국인(666억원)과 기관투자가(386억원)의 ‘쌍끌이 순매수’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3일(2409.49) 사상 처음 2400 고지를 밟은 후 6거래일 연속 올랐고 매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2007년 5월28일부터 6월7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한 이후 10년 만이다.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빨간불(주가 상승)’이 들어왔다. 대장주 삼성전자(0.91%, 종가 256만원)와 삼성전자 우선주(0.80%, 202만1000원)는 코스피지수와 나란히 최고가를 경신했다. LS(3.01%) 포스코(2.99%) 한화케미칼(2.74%) GS건설(2.73%) LG화학(2.35%) 등은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찍었다. 코스닥지수도 4.98포인트(0.74%) 올라 연중 최고치(676.51)로 마감했다.

◆강세장 평균 33개월 지속

가파르게 올라 피로가 누적됐다는 우려와 달리 코스피지수의 상승 열기는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처음 역사적 고점(5월4일 2241.24)을 돌파한 후 한 달도 채 안 돼 2300(5월22일 2304.03)을 넘었다. 그로부터 다시 두 달도 지나지 않아 2400(7월13일 2409.49) 위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잠깐 쉬어갈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강세장의 시작을 코스피지수가 본격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로 잡으면 이제 8개월째이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주식시장에 찾아온 다섯 차례의 강세장 평균 지속 기간은 33개월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1990년대 후반(1998년 6월~1999년 12월)이 19개월로 가장 짧았고 1980년대 중후반(1985년 7월~1989년 4월)은 46개월로 가장 길게 이어졌다.

내년까지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근거는 역시 기업 실적이다. 올 들어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세계 교역량 회복세 등이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증가폭과 함께 제자리걸음이던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209개 종목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815조9487억원이다. 2012년부터 매년 1600조원 안팎이었던 상장사들의 매출은 지난해(1687조원)부터 늘기 시작했다.

올해 상장사들의 매출이 1800조원대로 올라선 뒤 내년(1914조원)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동안 부진했던 코스닥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온기가 확산되는 긍정적인 조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을 저점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반등하면서 저성장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주주환원 강화에 따른 배당 확대 움직임은 다른 신흥국들 대비 한국 시장의 매력을 더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