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네이버 FARM] 우유 못 마시는 목장 여주인이 '치즈 장인'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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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사람들-장미향 하네뜨 대표
포천서 목장 운영하는 남편 거들다 유제품에 관심…치즈 공방 세워
독일·이탈리아 치즈 선진국 다니며 연수도…"반경 50㎞이내서만 팔 겁니다"
포천서 목장 운영하는 남편 거들다 유제품에 관심…치즈 공방 세워
독일·이탈리아 치즈 선진국 다니며 연수도…"반경 50㎞이내서만 팔 겁니다"
한국에서 치즈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67년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 출신인 지정환 신부가 전북 임실 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산양에서 짠 우유로 치즈를 제조하는 기술을 전수했다. 임실 치즈마을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50년이 흘렀다. 한국인의 치즈 소비는 갈수록 늘어나고 치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요즘 떠오르는 건 ‘목장형 치즈’다. 목장의 신선한 우유로 만드는 치즈다. 경기 포천시에 있는 국내 대표적 목장형 치즈 공방 중 한 곳인 하네뜨를 찾았다. 이곳 장미향 대표(사진)는 포천을 임실 못지않은 치즈 메카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하네뜨는 자연치즈와 숙성치즈를 만든다. 스트링 치즈와 구워 먹는 치즈인 꾼치즈, 숙성치즈인 틸지터와 베르크 등이다. 바로 옆 거사목장 우유를 사용한다. 장 대표 남편인 김영식 씨가 운영하는 목장이다. 거리는 100m. 장 대표는 거사목장의 젖소 60여 마리에서 짠 따뜻한 우유를 매일 아침 가져와 치즈를 제조한다. “가장 중요한 건 원료입니다. 어느 집 우유로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요. 같은 레시피라도 우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맛이 안 나옵니다. 이곳에선 30년 이상 운영한 목장에서 짠 우유를 사용하기에 맛과 성분을 이해하고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 대표는 베르크 등 경질치즈 분야에선 장인급으로 분류된다. 경질치즈는 숙성치즈의 일종으로 수분 함량이 35% 이하인 딱딱한 치즈를 말한다. 그는 베르크와 틸지터로 목장형 유가공협회와 축산과학원이 주최한 자연치즈 경연대회에서 금상도 받았다.
1986년 거사목장을 운영하는 김씨와 결혼한 장 대표는 고민이 있었다. 목장 일을 거드는 건 그런 대로 할 만했다. 문제는 선천적으로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유를 끓여보기도 하고, 다른 것을 섞어 먹어보기도 했다. 가공도 시도했다. 그런데 우유를 끓여서 커피를 타 먹거나 발효시킨 요구르트와 자연치즈를 먹으면 속이 편했다.
유제품 가공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무렵 농촌진흥청에서는 자연치즈 제조교육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2004년 봄 여주농고에서 시행된 제2회 치즈제조 교육을 받았다.
취미가 사업이 된 것은 2009년이다. 사업화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농촌여성창업 지원대책이 새로 나오며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억원을 지원받아 치즈 공방을 지었다. “이왕 사업을 시작한 것, 진짜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지원금보다 더 많은 개인 돈을 투자했습니다.”
공방 이름은 하네뜨(hanette)라고 지었다. 손(hand)과 정직함(honette)을 뜻하는 프랑스어의 합성어다. 장 대표는 이후 치즈 공부에 더 매달렸다. 독일과 이탈리아 치즈 공방도 찾아다녔다. 2012년엔 독일 알고이 지역의 호론이라는 농가에서 먹고 자며 치즈를 만드는 실습을 했다.
장 대표가 제조하는 치즈와 유제품엔 보존료 등 인공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짧고, 쉽게 상한다. 물론 이 때문에 대량 생산은 어렵다. 그는 “농협 등에서 전국 하나로마트에 매대를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이 왔지만 치즈 생산과 보관, 운송, 반품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히려 포천 근방에서만 치즈를 파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최대치는 반경 50㎞다. “더 멀리 가겠다는 것은 욕심입니다.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과 결합해 포천에 와야 제대로 된 제품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로컬푸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연내 서울 상계동의 협동조합 매장과 하나로마트 창동점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하나로마트 창동점과 하네뜨 치즈공방 사이의 거리는 49㎞.
하네뜨가 제품 판매 이상으로 신경 쓰는 것은 체험 활동이다. 우유를 직접 생산(1차 산업)해 치즈로 가공하고(2차 산업) 관광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3차 산업)하는 6차 산업을 하고 있다. 치즈의 종류와 역사를 가르치고 학생들이 직접 치즈를 만든 뒤 요리까지 해서 먹었다. 그는 “올해 체험객이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포천=FARM 강진규 기자
전문은 ☞m.blog.naver.com/nong-up/221048136183
요즘 떠오르는 건 ‘목장형 치즈’다. 목장의 신선한 우유로 만드는 치즈다. 경기 포천시에 있는 국내 대표적 목장형 치즈 공방 중 한 곳인 하네뜨를 찾았다. 이곳 장미향 대표(사진)는 포천을 임실 못지않은 치즈 메카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하네뜨는 자연치즈와 숙성치즈를 만든다. 스트링 치즈와 구워 먹는 치즈인 꾼치즈, 숙성치즈인 틸지터와 베르크 등이다. 바로 옆 거사목장 우유를 사용한다. 장 대표 남편인 김영식 씨가 운영하는 목장이다. 거리는 100m. 장 대표는 거사목장의 젖소 60여 마리에서 짠 따뜻한 우유를 매일 아침 가져와 치즈를 제조한다. “가장 중요한 건 원료입니다. 어느 집 우유로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요. 같은 레시피라도 우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맛이 안 나옵니다. 이곳에선 30년 이상 운영한 목장에서 짠 우유를 사용하기에 맛과 성분을 이해하고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 대표는 베르크 등 경질치즈 분야에선 장인급으로 분류된다. 경질치즈는 숙성치즈의 일종으로 수분 함량이 35% 이하인 딱딱한 치즈를 말한다. 그는 베르크와 틸지터로 목장형 유가공협회와 축산과학원이 주최한 자연치즈 경연대회에서 금상도 받았다.
1986년 거사목장을 운영하는 김씨와 결혼한 장 대표는 고민이 있었다. 목장 일을 거드는 건 그런 대로 할 만했다. 문제는 선천적으로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유를 끓여보기도 하고, 다른 것을 섞어 먹어보기도 했다. 가공도 시도했다. 그런데 우유를 끓여서 커피를 타 먹거나 발효시킨 요구르트와 자연치즈를 먹으면 속이 편했다.
유제품 가공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무렵 농촌진흥청에서는 자연치즈 제조교육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2004년 봄 여주농고에서 시행된 제2회 치즈제조 교육을 받았다.
취미가 사업이 된 것은 2009년이다. 사업화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농촌여성창업 지원대책이 새로 나오며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억원을 지원받아 치즈 공방을 지었다. “이왕 사업을 시작한 것, 진짜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지원금보다 더 많은 개인 돈을 투자했습니다.”
공방 이름은 하네뜨(hanette)라고 지었다. 손(hand)과 정직함(honette)을 뜻하는 프랑스어의 합성어다. 장 대표는 이후 치즈 공부에 더 매달렸다. 독일과 이탈리아 치즈 공방도 찾아다녔다. 2012년엔 독일 알고이 지역의 호론이라는 농가에서 먹고 자며 치즈를 만드는 실습을 했다.
장 대표가 제조하는 치즈와 유제품엔 보존료 등 인공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짧고, 쉽게 상한다. 물론 이 때문에 대량 생산은 어렵다. 그는 “농협 등에서 전국 하나로마트에 매대를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이 왔지만 치즈 생산과 보관, 운송, 반품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히려 포천 근방에서만 치즈를 파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최대치는 반경 50㎞다. “더 멀리 가겠다는 것은 욕심입니다.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과 결합해 포천에 와야 제대로 된 제품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로컬푸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연내 서울 상계동의 협동조합 매장과 하나로마트 창동점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하나로마트 창동점과 하네뜨 치즈공방 사이의 거리는 49㎞.
하네뜨가 제품 판매 이상으로 신경 쓰는 것은 체험 활동이다. 우유를 직접 생산(1차 산업)해 치즈로 가공하고(2차 산업) 관광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3차 산업)하는 6차 산업을 하고 있다. 치즈의 종류와 역사를 가르치고 학생들이 직접 치즈를 만든 뒤 요리까지 해서 먹었다. 그는 “올해 체험객이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포천=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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