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냥·욕설·인신공격…격해지는 헬조선 공방
이병태 KAIST IT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촉발된 ‘헬조선 논쟁’은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높은 수위의 공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두 교수는 상대에 대한 은근한 비난을 넘어 노골적인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관련 기사와 페이스북에서 벌어지는 지지자들의 댓글도 ‘꼰대’ ‘철없는 어른’ 등 조롱조가 넘친다.

이 같은 거친 논쟁은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불을 댕겼다. 이 교수가 16일 올린 글이 화제로 떠오르자, 박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아냥대는 투로 반박글을 올렸다.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줄 게 없다면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예의”라며 “그들에게 징징댄다고 타박하는 것은 오만 중의 오만”이라고 면박을 줬다.

두 사람 간 미묘한 감정 싸움은 이 교수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더 고조됐다. 이 교수는 페이스북에 “(최초로 기사를 쓴)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끝났을 페이스북 글이 주요 일간지를 도배하고 온 국민이 볼 수 있도록 박 교수님이 큰 덕을 베푸셨다.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맞불을 놨다.

지지자들 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쟁도 더욱 격해지고 있다. 이 교수에게는 ‘꼰대’ 프레임을 씌운 원색적 비난이 많다. 삼성전자에 다닌다는 한 30대 남성은 “모자라다 못해 바닥을 뚫는 공감능력과 떨어지는 현실감각”이라며 “전형적인 꼰대의 자질을 다 갖췄다”고 썼다. 이 교수의 경제 인식 등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정치적으로 단죄하기 위해 행동하자’는 식의 선동 글도 이어졌다. “SNS 개인 메시지로 욕설을 보낸 사람도 많다”는 게 이 교수의 전언이다.

이 교수 지지자들도 약이 바짝 오른 모습이다. 박 교수의 한양대 제자였다는 한 법조인은 “가장 권위적인 인권법 교수라는 별명으로 불린 박 교수가 이제 와서 따듯한 어르신인 척하니 황당하다”는 인신공격성 글을 남겼다. ‘한심한 요즘 젊은것들’이라며 청년 세대를 싸잡아 매도하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