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양양해변과 오크밸리 슈퍼차저 간 테슬라 '모델S'…400㎞ 달린다는 주행거리는 '고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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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400㎞ 테슬라, 실주행거리 체험해보니
급속충전 사용해 보니 1시간이면 90% 이상 충전
급속충전 사용해 보니 1시간이면 90% 이상 충전
세상에 나온 가장 혁신적인 전기자동차(EV) 테슬라가 한국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청담스토어에 가면 1억원이 넘는 세단 '모델S'를 살펴볼 수 있고 간단한 시승 체험을 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테슬라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앞으로 서울 시내에서 테슬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반값 테슬란'란 이름이 붙어진 '모델3'가 생산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 아이폰'이 될 수 있다는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경닷컴은 지난 12일 모델S 90D를 타고 청담동에서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양양고속도로-낙산해변-원주 오크밸리-제2영동고속도로' 코스를 통해 서울로 복귀하는 350㎞ 구간을 달렸다. 총 4명이 탑승했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원주에 들러 테슬라 충전시설도 이용해봤다.
[뉴스래빗] 1편. '테슬라S' 타고 남자 넷 여행가다
◆ 17인치 디스플레이보단 오토파일럿이 더 끌려
실내 운전석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종 패널)에는 테슬라를 상징하는 17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시장에 내놓은 차량용 모니터 가운데 가장 크다. 엔진 시동을 걸거나 끌 때는 물론 에어컨 조절, 선루프 조작, 웹서핑까지 모든 기능이 모니터에서 이뤄진다. 차 안에 마치 PC가 달린 느낌이다.
가장 매력적인 기능은 '오토파일럿'이었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오토파일럿은 높은 완성도를 뽐냈다. 시승은 장거리 운전이라 오토파일럿을 여러차례 작동시켰다.
오토파일럿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운전자 보조기능이다. 시속 90㎞, 110㎞/h 등 달리고 싶은 속도를 세팅하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앞서가는 전방 차량과 간격을 차가 알아서 조절한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놓고 있어도 차선 유지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속도에 따라 크게 바뀌는 '고무줄 같은' 주행가능 거리는 불안했다. 운전 습관이나 에어컨 작동 여부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의 변화가 심해서다.
급가속이 잦은 성능 위주로 탄다면 풀충전시 400㎞ 가까운 주행거리를 모두 사용할 순 없다. 시속 120㎞ 이상 가속을 즐겨 하면 배터리 소모가 급격하게 많아졌다. 무더운 날 에어컨까지 계속 켜고 달리자 정속 주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양양해변에서 점심을 먹고 원주로 이동하려고 차를 몰았는데 주행가능 거리가 실제 원주까지 가야할 거리보다 적었다. 당황스러웠다. 동해안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이 잦았던 탓이다. 이때부터 에어컨을 끄고 정속 주행을 했다. 그랬더니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행가능 거리는 좀더 늘어나 다행히 테슬라 충전소를 찾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 오크밸리 슈퍼차저 이용해보니
테슬라코리아는 현재 전국 6곳에 슈퍼차저 스테이션(급속충전소)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에는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만 구축했다. 충전을 하기 위해 직접 가보니 총 6기가 설치돼 있다.
마침 오크밸리 도착 직전, 계기판에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단 1㎞. 운행 중 에어컨을 계속 작동시켰더라면 도로 한가운데 차가 멈출 뻔했다.
이 상황을 테슬라 측에 여쭤봤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주행거리를 다 쓰더라도 마이너스 주행거리 여유분이 있어 몇 ㎞ 더 주행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 충전 플러그를 포트에 꽂았더니 배터리 풀충전까지 1시간30분 가량 소요된다고 계기판에 표시된다. 식당에서 가볍게 배를 채우고 돌아왔더니 1시간이 채 안돼 배터리 잔량은 98%를 기록했다.
모델S 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8㎞(환경부 기준)다. 제2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린 뒤 곧바로 주행가능 거리를 확인하자 모니터에는 420㎞ 표시됐다.
[뉴스래빗] 2편. 주행가능거리 0km까지 타보니
◆ 포르쉐 같은 고성능 스포츠세단
모델S의 순간 가속감은 운전자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소음과 진동 없이 맹렬하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정숙하면서도 고성능 스포츠카다운 주행 성능은 테슬라가 갖춘 또 하나의 매력이다.
다양한 고속도로에서 손살같이 달리는 모델S를 체험해보니 포르쉐 911 시리즈와 겨뤄봐도 손색없는 차 같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굉장히 부드럽게 고속으로 치고 달린다. 제원표에 나와있는 4.4초에 불과한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운동 신경이 좋은 고성능차를 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델S는 시트 아래 쪽에 고용량 90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 고속으로 달려도 무게 중심이 노면으로 향해 몹시 안정감 있다.
단점도 더러 보였다. 군데군데 내장재 마감이 꼼꼼하지 못하다. 1억원이 넘는 세단이지만 앞자석 수납공간은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사용돼 고급감이 떨어진다. 시트는 천연가죽이 아닌 인조가죽으로 덮었다.
테슬라 모델S는 한 번쯤 체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자동차다. 그러나 1억원대 가격으로 인해 당분간은 일부 부유층의 세컨드카, 또는 장난감일 수밖에 없다.
김정훈/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영상=신세원/문승호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미국에서는 '반값 테슬란'란 이름이 붙어진 '모델3'가 생산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 아이폰'이 될 수 있다는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경닷컴은 지난 12일 모델S 90D를 타고 청담동에서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양양고속도로-낙산해변-원주 오크밸리-제2영동고속도로' 코스를 통해 서울로 복귀하는 350㎞ 구간을 달렸다. 총 4명이 탑승했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원주에 들러 테슬라 충전시설도 이용해봤다.
[뉴스래빗] 1편. '테슬라S' 타고 남자 넷 여행가다
◆ 17인치 디스플레이보단 오토파일럿이 더 끌려
실내 운전석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종 패널)에는 테슬라를 상징하는 17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시장에 내놓은 차량용 모니터 가운데 가장 크다. 엔진 시동을 걸거나 끌 때는 물론 에어컨 조절, 선루프 조작, 웹서핑까지 모든 기능이 모니터에서 이뤄진다. 차 안에 마치 PC가 달린 느낌이다.
가장 매력적인 기능은 '오토파일럿'이었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오토파일럿은 높은 완성도를 뽐냈다. 시승은 장거리 운전이라 오토파일럿을 여러차례 작동시켰다.
오토파일럿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운전자 보조기능이다. 시속 90㎞, 110㎞/h 등 달리고 싶은 속도를 세팅하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앞서가는 전방 차량과 간격을 차가 알아서 조절한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놓고 있어도 차선 유지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속도에 따라 크게 바뀌는 '고무줄 같은' 주행가능 거리는 불안했다. 운전 습관이나 에어컨 작동 여부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의 변화가 심해서다.
급가속이 잦은 성능 위주로 탄다면 풀충전시 400㎞ 가까운 주행거리를 모두 사용할 순 없다. 시속 120㎞ 이상 가속을 즐겨 하면 배터리 소모가 급격하게 많아졌다. 무더운 날 에어컨까지 계속 켜고 달리자 정속 주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양양해변에서 점심을 먹고 원주로 이동하려고 차를 몰았는데 주행가능 거리가 실제 원주까지 가야할 거리보다 적었다. 당황스러웠다. 동해안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이 잦았던 탓이다. 이때부터 에어컨을 끄고 정속 주행을 했다. 그랬더니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행가능 거리는 좀더 늘어나 다행히 테슬라 충전소를 찾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 오크밸리 슈퍼차저 이용해보니
테슬라코리아는 현재 전국 6곳에 슈퍼차저 스테이션(급속충전소)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에는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만 구축했다. 충전을 하기 위해 직접 가보니 총 6기가 설치돼 있다.
마침 오크밸리 도착 직전, 계기판에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단 1㎞. 운행 중 에어컨을 계속 작동시켰더라면 도로 한가운데 차가 멈출 뻔했다.
이 상황을 테슬라 측에 여쭤봤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주행거리를 다 쓰더라도 마이너스 주행거리 여유분이 있어 몇 ㎞ 더 주행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 충전 플러그를 포트에 꽂았더니 배터리 풀충전까지 1시간30분 가량 소요된다고 계기판에 표시된다. 식당에서 가볍게 배를 채우고 돌아왔더니 1시간이 채 안돼 배터리 잔량은 98%를 기록했다.
모델S 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8㎞(환경부 기준)다. 제2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린 뒤 곧바로 주행가능 거리를 확인하자 모니터에는 420㎞ 표시됐다.
[뉴스래빗] 2편. 주행가능거리 0km까지 타보니
◆ 포르쉐 같은 고성능 스포츠세단
모델S의 순간 가속감은 운전자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소음과 진동 없이 맹렬하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정숙하면서도 고성능 스포츠카다운 주행 성능은 테슬라가 갖춘 또 하나의 매력이다.
다양한 고속도로에서 손살같이 달리는 모델S를 체험해보니 포르쉐 911 시리즈와 겨뤄봐도 손색없는 차 같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굉장히 부드럽게 고속으로 치고 달린다. 제원표에 나와있는 4.4초에 불과한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운동 신경이 좋은 고성능차를 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델S는 시트 아래 쪽에 고용량 90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 고속으로 달려도 무게 중심이 노면으로 향해 몹시 안정감 있다.
단점도 더러 보였다. 군데군데 내장재 마감이 꼼꼼하지 못하다. 1억원이 넘는 세단이지만 앞자석 수납공간은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사용돼 고급감이 떨어진다. 시트는 천연가죽이 아닌 인조가죽으로 덮었다.
테슬라 모델S는 한 번쯤 체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자동차다. 그러나 1억원대 가격으로 인해 당분간은 일부 부유층의 세컨드카, 또는 장난감일 수밖에 없다.
김정훈/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영상=신세원/문승호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