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유전체 진단제품·치료제 개발…정밀의료시장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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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난청은 신생아 1000명 중 3명에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3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가 이를 일찍 알아차리기 힘들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지만 현재 이를 진단하는 유전자 검사는 비싸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시간 내에 유전성 난청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유전성 난청 유전자 진단 키트보다 가격을 7분의 1 정도로 낮췄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이틀이 걸리던 것도 4시간으로 단축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지난해 제품 판매 허가를 받고, 현재 보험급여 등재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4일 대전 관평동 본사에서 만난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대표는 “조만간 보험급여 등재 결정이 나올 예정”이라며 “앞으로 진단제품과 핵산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는 연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진단 제품과 치료제 개발
2013년 설립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유전체 진단제품과 핵산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박 대표는 진인, 파나진 등 여러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유전체연구소장, 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개인의 유전체 정보에 따라 맞는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정밀의료 시장이 커지면서 단순히 유전체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하고, 치료제를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유전체 분석 서비스보다는 진단제품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유전성 난청과 관련이 매우 높은 5개 유전자의 11개 돌연변이를 한번에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번에 여러 돌연변이를 검사하기 때문에 기존 유전자 검사 방법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 종류에 따라 보청기, 언어 치료, 인공와우 이식 등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보험 비급여로 서울대병원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올 하반기 보험급여 등재가 결정되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시선바이오는 또 산모의 혈액을 이용해 태아의 염색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염색체이상증후군 진단(NIPT) 키트도 개발했다. 기존에는 산모의 배에 주사를 찔러 양수를 직접 채취해야 했지만 이 키트는 산모의 혈액만 있으면 된다. 한번의 검사로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특정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진단하는 ‘MSI 진단 키트’ 개발에도 성공했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품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이 제품은 유전자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MSI)를 잡아내는 제품이다.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해당 유전자 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BMS가 관련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한국과 유럽에 MSI 진단 키트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며 “지금까지 개발한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산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장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리보핵산(RNA)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RNA는 DNA가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 때 유전정보를 전달하고,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암은 DNA가 단백질을 만들면서 생기는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암을 만드는 단백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DNA를 직접 편집하는 것이 유전자가위 기술이라면, RNA 치료제는 DNA가 아닌 RNA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다.
박 대표는 “DNA는 유전이 되기 때문에 유전자가위 등으로 조작했을 때 부작용 위험이 남아있다”면서 “RNA는 유전이 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RNA 표적 치료제 시장은 2014년 2억7000만 달러에서 2020년 12억 달러로 연평균 28.4%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치료 방법과 달리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은 RNA 표적 치료제는 4개뿐이다. RNA 표적 치료제를 RNA나 DNA 등을 이용해 만들면 암세포에 도달하기도 전에 몸속에서 분해가 돼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 유전자인 PNA를 치료제 개발에 사용했다. PNA는 인공적으로 만든 유전자이기 때문에 몸속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DNA나 RNA보다 결합력도 높다.
박 대표는 “일반적인 PNA는 분자 크기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세포 속으로 잘 들어가지 않는 단점이 있어 연구개발(R&D)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건선치료제, 아토피 치료제, 황반변성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건선치료제와 황반변성치료제는 동물실험 단계에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앞으로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치료제 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금 유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박 대표는 “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찾고, 그런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다”며 “RNA 표적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바이오 벤처기업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시간 내에 유전성 난청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유전성 난청 유전자 진단 키트보다 가격을 7분의 1 정도로 낮췄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이틀이 걸리던 것도 4시간으로 단축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지난해 제품 판매 허가를 받고, 현재 보험급여 등재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4일 대전 관평동 본사에서 만난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대표는 “조만간 보험급여 등재 결정이 나올 예정”이라며 “앞으로 진단제품과 핵산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는 연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진단 제품과 치료제 개발
2013년 설립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유전체 진단제품과 핵산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박 대표는 진인, 파나진 등 여러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유전체연구소장, 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개인의 유전체 정보에 따라 맞는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정밀의료 시장이 커지면서 단순히 유전체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하고, 치료제를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유전체 분석 서비스보다는 진단제품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유전성 난청과 관련이 매우 높은 5개 유전자의 11개 돌연변이를 한번에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번에 여러 돌연변이를 검사하기 때문에 기존 유전자 검사 방법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 종류에 따라 보청기, 언어 치료, 인공와우 이식 등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보험 비급여로 서울대병원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올 하반기 보험급여 등재가 결정되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시선바이오는 또 산모의 혈액을 이용해 태아의 염색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염색체이상증후군 진단(NIPT) 키트도 개발했다. 기존에는 산모의 배에 주사를 찔러 양수를 직접 채취해야 했지만 이 키트는 산모의 혈액만 있으면 된다. 한번의 검사로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특정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진단하는 ‘MSI 진단 키트’ 개발에도 성공했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품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이 제품은 유전자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MSI)를 잡아내는 제품이다.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해당 유전자 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BMS가 관련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한국과 유럽에 MSI 진단 키트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며 “지금까지 개발한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산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장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리보핵산(RNA)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RNA는 DNA가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 때 유전정보를 전달하고,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암은 DNA가 단백질을 만들면서 생기는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암을 만드는 단백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DNA를 직접 편집하는 것이 유전자가위 기술이라면, RNA 치료제는 DNA가 아닌 RNA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다.
박 대표는 “DNA는 유전이 되기 때문에 유전자가위 등으로 조작했을 때 부작용 위험이 남아있다”면서 “RNA는 유전이 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RNA 표적 치료제 시장은 2014년 2억7000만 달러에서 2020년 12억 달러로 연평균 28.4%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치료 방법과 달리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은 RNA 표적 치료제는 4개뿐이다. RNA 표적 치료제를 RNA나 DNA 등을 이용해 만들면 암세포에 도달하기도 전에 몸속에서 분해가 돼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 유전자인 PNA를 치료제 개발에 사용했다. PNA는 인공적으로 만든 유전자이기 때문에 몸속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DNA나 RNA보다 결합력도 높다.
박 대표는 “일반적인 PNA는 분자 크기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세포 속으로 잘 들어가지 않는 단점이 있어 연구개발(R&D)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건선치료제, 아토피 치료제, 황반변성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건선치료제와 황반변성치료제는 동물실험 단계에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앞으로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치료제 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금 유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박 대표는 “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찾고, 그런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다”며 “RNA 표적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