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현경 주연의 연극 ‘봄날’.
배우 오현경 주연의 연극 ‘봄날’.
연극은 사람의 들고 남이 잦은 분야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 한몫한다. 서울연극센터가 2013년 발표한 ‘대학로 연극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배우와 극작가, 연출 등 연극계 종사자의 월평균 소득은 114만원이다.

녹록지 않은 연극인의 길을 작가로, 연출가로, 배우로 한평생 걸어온 원로들이 있다. 배우 오현경(81), 연출 김도훈(75), 작가 노경식(79), 배우 이호재(76) 등이 그렇다. 지금도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를 지키고 있는 이들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 ‘늘푸른 연극제’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다.

오현경의 대표작 ‘봄날’이 연극제의 문을 연다. 이강백이 쓰고 이성열이 연출하는 ‘봄날’은 권위주의적이고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반역을 꾀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현경이 고집 세고 보수적인 아버지상을 연기한다. 공연은 이달 28일~다음달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김도훈 연출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을 다음달 4~13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구름 위에 떠 있는 듯이 사는 한 가족이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과정을 그려내 환상이란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것임을 보여준다. 대학로의 연기파 배우 최종원, 차유경 등이 출연한다.

노경식 작가가 쓴 ‘반민특위’는 김성노 연출을 만나 다음달 11~2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일제시대의 매국노와 친일부역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기구인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소재로 한 정치드라마다. 원로배우 권병길, 정상철 등 30여 명이 출연한다.

마지막 작품은 이만희 작, 최용훈 연출의 ‘언덕을 넘어서 가자’다. 황혼의 나이에 접어든 세 친구의 첫사랑 얘기로, 2007년 초연 때 실버세대를 위한 연극으로 주목받았다. 배우 이호재가 최용민, 남기애와 함께 출연한다. 다음달 17~2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