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근(왼쪽), 김경태
장이근(왼쪽), 김경태
올해로 146회째를 맞는 세계 최초의 대회 디오픈(총상금 845만달러·약 94억5000만원)에 참가한 8명의 한국 선수 중 4명이 커트를 통과해 살아남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생존 선수 4명 중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는 강성훈(30) 한 명뿐. 다른 3명의 선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GC(파70·7156야드)에서 지난 22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2라운드에는 비바람이 몰아쳤다. 악천후 속에서 한국 선수 8명의 운명이 엇갈렸다. PGA 투어에서 ‘제5의 메이저 대회’라 불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중간합계 6오버파로 탈락했다. 김시우는 US오픈에서도 공동 13위를 기록하는 등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 기대를 모았지만 비바람을 이겨내지 못했다.

김시우와 함께 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병훈(26.CJ)도 8오버파로 고개를 숙였다.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왕정훈(22·한국OGK)도 10오버파를 적어내고 짐을 쌌다.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로는 강성훈만 남게 됐다.

K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더 많이 살아남았다. 지난달 코오롱 한국오픈에 ‘혜성처럼’ 등장해 우승까지 거머쥔 장이근(24)은 2오버파로 커트를 통과했다. 처음 디오픈에 참가한 장이근은 3라운드까지 3오버파 213타를 적어냈다. ‘KOREA’가 새겨진 모자를 쓴 장이근은 특유의 장타와 적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 김경태와 함께 중간 순위 공동 43위에 올랐다. ‘어린왕자’ 송영한(26·신한금융그룹)은 2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흔들렸지만 다른 선수들도 대거 타수를 잃은 덕분에 주말 라운드에 합류했다. 송영한은 3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4오버파 214타로 공동 52위에 올랐다. K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 중 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이는 한국오픈 준우승자인 김기환(26·볼빅)뿐이었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의 디오픈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최근 10년간 가장 좋은 성적은 2010년 정연진(27)이 기록한 공동 14위다. 지난해에는 6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해 김경태의 공동 5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3일 열린 3라운드에선 조던 스피스(미국)가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며 메이저 3승에 바짝 다가섰다. 스피스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를 쳐 중간합계 11언더파로 2위 맷 쿠차(미국)를 세 타 차로 밀어내고 사흘 내내 선두를 지켰다. 한국계 선수 중에선 재미동포 김찬이 중간합계 3언더파 207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