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전문가' 시험 눈길…고수도 쩔쩔 맨 문제 풀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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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카나의 영어 스펠링으로 옳은 것을 고르시오'
'다음 중 BHC의 치킨 메뉴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치킨 전문가 자격 시험에 나온 문제들이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문제들을 풀고 치킨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500여명 이상의 치킨 고수들이 몰렸다.
24일 배달 전문 앱 배달의민족과 치킨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는 대학생, 치킨집 사장, 프랜차이즈 업체 직원 등이 모인 가운데 배민 주최로 제1회 '치믈리에 자격 시험'이 열렸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하하도 시험에 참가했다.
'치믈리에' 란 '치킨'과 와인 전문가인 '소믈리에'를 합성한 말로 치킨 전문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굽네치킨에는 굽네 ○○○ 소이 갈릭 시리즈가 있습니다. ○○○에 들어가는 알맞은 이름을 고르시오' 라던가 '처갓집 양념치킨에는 후라이드가 있다, 없다를 고르시오' 라는 문제들이다.
'다음 멜로디를 듣고 치킨 프랜차이즈의 광고 음악이 아닌 걸 고르시오'와 같은 듣기 문제도 나왔다.
이어진 실기시험은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치킨 상자 안 12종의 치킨을 맛으로 가려내야 하는 방식이었다.
본격적인 시험이 시작되자 수능 시험을 방불케 할 만큼 진지함이 감돌았다. 참가자들은 신중하게 문제를 풀며 OMR 카드를 채워 나갔다.

치믈리에 합격 요건은 필기시험 30문제 중 15문제 이상, 실기시험 12문제 중 6문제 이상 맞춰야 한다. 필기와 실기 모두 합격점을 넘어야만 치믈리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합격자 발표는 오는 28일이며 참가자들에게 개별 연락된다. 합격자에게는 배달의민족에서 인증하고 발급하는 '치믈리에 자격증'이 주어진다.
배달의민족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치믈리에 자격 시험'을 열어 자격증의 신뢰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치킨은 국민 간식으로 자리잡았지만 와인이나 커피 전문가처럼 전문성에 대한 인정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배달의민족 장인성 마케팅 이사는 "와인에는 소믈리에가 있고, 커피에도 바리스타가 있다"며 "치킨도 남다른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인정받아야만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