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홀딩스가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 지분을 5% 가까이 추가로 사들였다. 500억원대 자금을 빌려 가족회사인 해덕기업의 3대 주주 지분을 가져왔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아홀딩스는 해덕기업이 보유했던 세아베스틸 지분 4.56%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주당 3만1900원에 매입했다. 특수강업체인 세아베스틸 주가가 지난 17일 1년 최고가(3만2300원)를 기록한 직후다. 이번 거래로 세아홀딩스의 세아베스틸 지분은 58.93%로 확대됐다. 취득자금 521억원은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빌려 조달했다.

해덕기업은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과 직계 가족이 지분 100%를 가진 장외 부동산 임대업체다. 세아홀딩스 최대주주이자 고(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도 해덕기업 공동 대주주였지만 2015년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유상감자를 통해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세아그룹이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 등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은 이태성 전무, 세아제강은 이순형 회장과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가 각각 지배하는 구도다. 이태성 전무는 올해 초 세아제강 지분 일부를 장내에서 처분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형제 경영으로 운영되던 세아그룹이 4년 전 선대 회장 작고 뒤 사촌 경영 체제로 바뀌었다”며 “점진적으로 계열 분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그룹의 계열 분리 차원이 아니라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보유지분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