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 상승세를 견인해 온 정보기술(IT)주가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선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정 기간 휴식 후 재상승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69%(4만3000원) 떨어진 250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코스피지수는 11.63포인트(0.47%) 내린 2439.90으로 장을 마쳐 9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중·소형주도 대거 조정을 받았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용 장비를 공급하는 원익IPS는 2.26% 하락했다. 테스와 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3.16%, 5.67% 내렸다.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소재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1.70%), 원익머트리얼즈(-2.09%)도 조정을 받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조정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가 강하게 받쳐주고 있어 반도체 기업의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반도체업종의 상승폭이 가팔라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다”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증설경쟁에 따른 반도체 공급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주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설비 증설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증설경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반도체업황 성장세가 둔화되면 장비 업체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며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시장 반응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