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스리랑카에 대형 국제항구를 건설한다. 스리랑카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서 해상 실크로드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26일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국유 해운·물류기업 자오상쥐(招商局)공사는 11억2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를 투자해 스리랑카 남해안에 있는 함반토타 항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오상쥐는 함반토타 항구를 관리하는 회사 지분 85%를 9억7370만달러에 사들였다. 99년 동안 항구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와 치안 유지권도 확보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함반토타항은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서남아시아 최대 항구가 된다.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를 일대일로 사업의 해상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 구축을 위해 스리랑카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왔다. 스리랑카 서남 해안도시이자 행정수도인 콜롬보에 14억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항구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스리랑카는 역사적으로 해상 실크로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아랍과 중국 상인이 활발히 오가고 로마시대 지도에도 표시됐을 정도로 동서 해상 교역로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지금도 에너지 수송로와 교통의 허브이자 인도양 관문으로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함반토타항 개발과 관련, 중국이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군함과 잠수함을 기항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과 인도 등 주변국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