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자회사인 호텔현대를 사모펀드(PEF)에 2000억원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을 1년 앞당겨 연말까지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호텔현대 지분 100%를 국내 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앤컴퍼니는 이 회사의 주요 자산인 경주·울산·목포 현대호텔을 경영하게 됐다. 호텔현대가 아니라 현대중공업 자산인 블라디보스토크, 강릉 씨마크호텔도 위탁 경영한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관광·호텔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지난해 6월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3조5000억원 규모 경영개선계획을 조기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18년까지 3년에 걸쳐 달성하기로 한 계획을 올해까지 2년 만에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들어 현대삼호중공업 투자자 유치(4000억원),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3500억원) 등으로 이미 1조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엔 현대차, KCC, 포스코 등 투자주식과 유휴 부동산을 매각했고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의 계열분리를 완료했다. 지난 4월엔 사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분할을 하며 경영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연말까지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비롯해 현대커민스, 독일 야케법인, 중국 태안법인, 미국 현대아이디얼전기 등 비핵심사업 정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안 이행률(90%) 면에서 다른 국내 대형 조선사보다 앞서 있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의 50%, 대우조선해양은 39%를 이행한 상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