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아머, 커리 방한 계기로 브랜드 알리기 기대
미국 스포츠 용품업체 언더아머가 국내 시장에서 '커리 효과'를 노린다.
올해 초 국내에 직진출한 언더아머는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NBA 슈퍼스타인 모델 스테판 커리를 활용해 브랜드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27일 언더아머에 따르면 커리는 전날 오후 동생 세스 커리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다.
커리의 이번 방문은 언더아머가 중국 베이징과 청두, 항저우, 서울에서 잇따라 진행하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커리는 이날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라이브 인 서울' 행사를 통해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국내 농구팬 2000여명과 다문화 가정 유소년, 스포츠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커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농구 교실이 마련됐고 커리와 함께하는 5대5 미니 농구 게임도 열렸다.
커리는 행사를 마치고 숙소인 호텔신라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날인 28일 오전에는 강남에 위치한 언더아머 매장에서 비공개 팬미팅을 연다. 이어 오후에는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녹화에 참여한다.
커리는 2009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NBA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했다.
농구 선수치고는 작은 키(190.5cm)와 왜소한 체격으로 초반에는 큰 기대를 받지 못하다가 탁월한 슈팅 능력에 힘입어 NBA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특히 2015-2016 시즌엔 1위표 131표를 모두 휩쓸어 NBA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커리는 현재 NBA 선수 중 연봉도 가장 높다. 최근 골든스테이트와 5년간 2억100만 달러(한화 약 2250억원)를 받는 내용의 재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 시즌 평균 4020만 달러(460억원) 규모로 마이클 조던(은퇴)과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한 시즌 평균 3300만 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언더아머는 일찌감치 커리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2013년 그를 모델로 발탁했다. 정상에 오른 선수보다는 가능성 있는 2인자 선수를 후원하는 이른바 '언더독 마케팅'이다.
커리는 언더아머 후원 이후 승승장구해 NBA 정상에 올랐다.
언더아머 역시 2015년 글로벌 매출이 39억6000만 달러(4조6000억원)를 돌파하며 미국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나이키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언더아머는 올해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에 직접 진출해 오프라인 매장을 90개 이상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CJ오쇼핑을 통해 홈쇼핑에도 진출했다.
회사 측은 5년 안에 연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해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주도하는 업계 판도를 바꾸겠다는 목표지만 초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스포츠 브랜드 업계 한 관계자는 "언더아머 진출 당시 업계 내에서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라며 긴장했다"며 "현재까지 반응을 보면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더아머 측은 "올해는 매장을 확대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하는 시기"라며 "커리 방한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