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중간점검 결과 및 향후 계획 발표
조사대상 19기 중 3기 보수완료, 3기 조치중, 8기 양호, 5기 점검예정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시설 건전성 조사에서 한빛 4호기의 콘크리트 공극(내부 구멍)과 철판 부식, 고리 3·4호기의 일부 부위 철판 두께 미달 등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27일 밝혔다.

원안위는 이날 제71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격납건물 라이너플레이트(CLP) 배면부식 관련 중간 점검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보고 안건으로 논의했다.

CLP는 일부 원자력발전소 격납건물 내벽에 설치된 철판이다.

건설 당시 콘크리트 타설 거푸집 역할을 하며, 방사선 누출방지를 위한 기밀성 유지 기능도 한다.

우리나라 원전 중 19기가 CLP를 쓰는 방식으로 건설됐다.

여기 들어가는 CLP 철판은 6mm 두께의 탄소강이어야 하며, 만약 두께가 5.4mm 미만이면 교체·보강 등 보수작업을 해야 한다.
한빛4호 콘크리트구멍·철판부식…고리 3·4호 철판 두께미달
한빛4호 콘크리트구멍·철판부식…고리 3·4호 철판 두께미달
원안위는 작년에 일부 원전의 점검 과정에서 CLP가 부식돼 구멍이 뚫리고 두께가 얇아진 문제를 파악하고 CLP가 포함된 원전 모두를 대상으로 건전성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올해 3월에 중간조사 결과를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다.
한빛4호 콘크리트구멍·철판부식…고리 3·4호 철판 두께미달
이번 2차 중간발표에는 한빛 4호기 벽체 CLP 최상단 구간에서 두께 기준 미달 부위가 120 곳 발견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원안위는 CLP 뒷면의 일부 구간(가로 18.7 cm, 세로 1∼21cm)에 콘크리트 내부공극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시공 부실로 콘크리트가 제대로 다져져서 채워지지 않는 바람에 생긴 구멍으로 보이며, 여기에 수분이 들어가서 CLP 부식이 진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그러나 한빛 4호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시공된 다른 원전 10기(한빛 5·6, 한울 3·4·5·6, 신고리 1·2, 신월성 1·2) 중 정지된 신고리 1, 한울 5, 한빛6호기 등 3기를 점검한 결과 공극발생 징후나 배면부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한빛 4호기의 콘크리트 공극과 CLP 부식 부위를 보수토록 한 후, 격납건물 종합누설률 시험(ILRT) 등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나서 재가동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사한 시공이 이뤄진 원전 10기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와 안전성 평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치방안을 결정키로 했다.

원안위는 또 고리 3호기 279 곳, 고리 4호기 80 곳에서 CLP 두께기준 미달을 발견했다.

이 중 고리 3호기 208곳과 4호기 11 곳은 수분·염분으로 부식이 일어났으며, 고리 3호기 71곳과 고리 4호기 69곳은 부식이 아니라 시공 작업에서의 작업관리 소홀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리 3·4호기 시공당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시공작업 편의를 위한 임의부착물(인양고리 등)과 표면 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그라인딩(grinding) 작업으로 인한 국부적인 두께감소 등이 발생했다.

원안위는 부식부위를 새로운 CLP로 교체토록 하고, 부식없는 부위(최소 4.38mm)는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에 따른 공학적 평가를 통해 CLP의 건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교체 범위를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