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정부 재정사업으로 조기 개통하기로 함에 따라 노선이 지나는 경기 구리·용인·안성 등이 개발 기대로 들썩이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구리시부터 세종시 장군면을 잇는 총길이 131.6㎞의 4~6차로 도로다. 서울 강동구, 경기 하남·성남·광주·용인·안성, 충남 천안 등을 통과한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수도권과 세종시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차량 이동 소요시간은 기존 1시간30분 이상에서 30여 분 단축된다.

도로 시작점인 구리시 토평동 일대는 몇 달 새 집값이 껑충 뛰었다. 2년 전 입주한 ‘구리태영데시앙’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4억원에 팔렸고 지난 5월 4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달 들어 호가는 4억7000만원까지 뛰었다. 토평동 A공인 관계자는 “구리시는 구리~포천고속도로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개발의 중복 수혜지”라며 “고속도로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일대 집값이 지난해 동월보다 4000만~5000만원씩 올랐다”고 전했다.

용인·안성·광주시 등 도로가 지나는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다. 도로 인근 지역 토지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 용인 처인구의 B공인 관계자는 “현재 토지 가격은 3.3㎡당 40만~120만원 사이로 용도지역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고 말했다.

노선 인근으로 주거타운이 형성된 하남시에선 토지 매물을 찾기 힘들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2015년 노선 계획이 발표돼 시장에 개발 호재가 반영된 상태”라며 “사업 추진이 빨라진다고 하니 더 관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개발의 직접 수혜지역인 세종시 부동산 시장도 열기가 뜨겁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4월 세종시에서 월평균 3537필지의 토지가 거래됐다. 5월부터 지난달까지 월평균 거래량은 4740.5필지로 약 34% 급증했다. 세종시 D공인 대표는 “도로가 들어서는 장군면 일대는 지난 1년 새 땅값이 2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무분별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서울이나 나들목(IC) 주변이 주요 수혜지인데 아직 입지가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으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며 “고속도로변은 접도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을 제한당하는 사례도 많다”고 강조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주거지와 물류센터 개발이 가능한 관리지역 등이 신규 고속도로 개발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