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7일 오후 3시21분

중견 자동차부품 회사인 이래오토모티브가 중국 국유기업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의 자동차 공조부품 합작사 설립 작업을 재개한다. 이래오토모티브 노조가 지난 4월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합작사 설립이 잠정 중단됐지만, 최근 사측과 노조가 합의점을 찾으면서 관련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및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이래오토모티브 노사는 최근 공조사업 분사 및 합작 추진과 관련해 협력하고 향후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자사의 공조사업부 지분 일부를 중국 CASC 자회사인 상하이항천기차기전(HT-SAAE)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공조사업부를 분리해 HT-SAAE와 합작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였다. 하지만 이래오토모티브 노조가 “사업부 분리와 지분 매각이 고용안정을 해치고 기술 유출 등의 우려가 있다”며 사업 분할과 지분매각 중단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냈다. 법원이 이 가처분 소송을 인용하면서 관련 작업은 잠정 중단됐다.

회사 측은 이후 법원의 주문에 따라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 5월 노조 대표단과 함께 HT-SAAE 중국 본사를 방문해 회사 대표와 면담하고 공조 합작에 대한 비전과 발전 전망을 논의했다. 노사는 주 2회씩 총 50여 차례의 협상을 진행했고 최근 분사 및 공조 합작 추진에 합의했다.

합작사 설립 작업은 다음달 중순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공조 및 전장섀시 법인 분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신설 법인의 일부 지분을 HT-SAAE에 매각하고 연내 합작사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합작사는 향후 HT-SAAE 산하 중국공조법인(SDAAC)과 통합된다. 이래오토모티브와 HT-SAAE의 공조사업이 하나의 회사로 합쳐지게 되는 셈이다. 통합법인의 매출 규모는 연간 1조원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5위권 공조회사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사의 합작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이래오토모티브와 HT-SAAE는 지난해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GM의 글로벌 소형차 프로그램에 참여, 5000억원어치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 4월 SPA 체결 이후에는 폭스바겐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수주했다. 이래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중국 국유기업의 사업 기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호/강현우 기자 highkick@hankyung.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