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의 남북군사회담 제의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열게 해달라는 현대아산의 요청도 거부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는 없지만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미 연합감시 자산을 동원해 면밀히 추적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CNN 등은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정전협정 체결일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왔다.

노 실장은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미사일을 공중으로 띄우는 사출 시험을 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도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남북군사회담 제의에 응하지 않는 북한에 대한 대응을 묻자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대해 북측의 호응을 촉구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북한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을 열기 위해 금강산 방문을 허용해달라는 현대아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단 한 명의 우리 국민 방북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계속 남북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6·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고히 연대하면서 북한이 불장난을 멈추고 평화와 공생의 길로 돌아오도록 계속 유도하고 설득하고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참전용사 여러분의 헌신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