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환전, 송금, 카드 등 기본 영역에서 고객 신뢰를 쌓아야 할 시기며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은 나중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입출금 통장 이체 수수료 등 세 가지 수수료를 연말까지 면제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유지할지는 연말에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두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첫날 접속이 잘 안 되고 서비스가 불안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당 동시 접속자가 10만 명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개인신용평가(CB)사와의 연결망도 시중은행의 10배 수준으로 늘렸다. 하지만 초기 이용 고객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많이 몰려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뱅킹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시스템 자체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 모델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

“카카오뱅크는 은행법에 따라 24년 만에 나온 모바일 은행이다. 수신, 여신, 송금, 카드 등 기본적인 영역에서 고객층을 확보한 뒤 다른 회사와의 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대출 신용평가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했나.

“기존 은행들이 사용하는 나이스평가정보 등의 데이터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로부터 일부 정보를 가져와 활용하고 있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수수료 면제는 지속되나.

“입출금 통장의 이체 수수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알림 수수료 등 3대 수수료를 면제한 것은 어떤 은행도 하지 않은 시도다. 여·수신 포트폴리오를 보고 고객에게 최대한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연말에 결정하겠다.”

▷기존 은행과 경쟁할 무기는 무엇인가.

“아직은 기존은행에 카카오뱅크는 전혀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서비스와 상품을 개편하는 등 카카오뱅크 출시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길을 잘못 들지 않았다’는 안도감은 든다.”

▷대포통장 등 부정거래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대포통장 방지는 카카오뱅크가 모바일로만 서비스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대포통장을 만들려면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계정까지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비용이 많이 들게 했다. 대포통장을 찾아내는 기술도 적용했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도 은행에 버금가게 구축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