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미국 FOMC 성명에 '급락'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비둘기 성향’(통화완화 선호) 성명이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 떨어진(원화 가치 상승) 1112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27일(1112원80전)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장중 한때는 연중 최저점(1110원50전)을 찍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동결하면서 4조5000억달러(약 5007조원) 규모의 자산축소 일정에 대해 ‘비교적 이른 시일에(relatively soon)’라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선 금리가 동결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Fed가 자산 축소를 강력히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Fed 성명은 이런 시장의 기대와 어긋났다는 평가다.

특히 Fed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공식적으로 우려하면서 시장에선 ‘추가 금리 인상 시점도 덩달아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여파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원화 강세는 아시아 통화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2.73%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의 향방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111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연중 최저점 수준인 환율이 추가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더 많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110원대 아래는 부담스럽다는 게 중론”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