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업종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업은 일부 업체의 파업 결의, 수출 부진에 얼어붙었지만, 화학 및 전자업종, 건설업은 개선됐다.
한국은행은 7월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가 7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라고 28일 밝혔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 4월 83까지 올랐다가 5월 82, 6월 78로 두 달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수출 호조와 새 정부에 대한 기대 등으로 이어졌던 상승세가 최근 주춤한 분위기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BSI는 지난 13∼20일 전국 3천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921개(제조업 1천804개, 비제조업 1,117개) 기업이 응답했다.
제조업체 중 내수기업은 74로 변함이 없었지만 수출기업은 84로 1포인트(p) 떨어졌다.
또 중소기업은 72로 1p 오른 반면, 대기업은 82로 1p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화학물질·제품이 93으로 7p 올랐다.
화학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국내외 수요가 회복된 영향을 받았다.
전자·영상·통신장비(99)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p 상승했다. 이와 달리 자동차의 업황 BSI는 65로 한달 사이 무려 10p 미끄러졌다.
65는 작년 9월(65)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자동차 매출BSI(72)는 8p, 수출BSI(65)는 6p 각각 내려갔고 내수판매BSI(78)와 생산BSI(88)도 나란히 5p씩 뒷걸음질했다.
한국은행은 "자동차는 일부 완성차 업체의 파업 결의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으로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노조는 최근 파업을 결의함에 따라 언제든지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2.4%), 불확실한 경제 상황(15.7%), 경쟁 심화(12.8%), 수출 부진(11.2%), 인력난·인건비 상승(6.6%), 환율(6.6%) 등을 꼽았다.
인력난·인건비 상승이 6월보다 1.6%p 오른 점이 주목된다.
지난 15일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천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업체들의 고민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79로 전월 대비 4p 올랐다.
업종별로는 도소매가 78로 7p 올랐다.
한국은행은 철강 및 석유화학 제품 등 산업재 거래 증가가 도소매업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건설업(72)은 주택경기 호조의 영향으로 4p 올랐고 운수업(83)도 휴가철 여행객 증가 및 화물량 증가 덕분에 5p 상승했다.
그러나 숙박업은 52로 6p 떨어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의 영향이 작지 않아 보인다.
다음달 업황전망BSI를 보면 제조업은 78에 머물고 비제조업은 7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6.9로 6월보다 0.9p 하락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