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이효리 패션 인기…패션업계 편안함 대세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가수 이효리가 입고 나오는 일명 '민박 패션'이 패션업계에서 유행이다. 헐렁한 티셔츠에 트레이닝 팬츠를 받쳐 입거나 민소매에 레깅스를 입는 식이다.

얼핏 보면 잠옷 같기도 하고 대충 입은 듯한 옷차림이지만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민박 패션 따라하기' 란 글들이 쏟아지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패션업계 트렌드가 화려함보다는 편안함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는 게 패션업계 분석이다.

30일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에 따르면 올 들어 이 회사 제품 중 레깅스 판매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늘었다.

루시 레깅스#2 등 레깅스 주력 제품은 올 들어 판매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봄 시즌보다 여름 들어 판매 속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루시 레깅스#2는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 기법으로 만들어 편안함과 활동성을 강조한 제품이다. 한 올의 실에 여러 실을 칠한 듯한 염색법을 적용해 여성스러운 느낌도 살렸다.

마모트 관계자는 "레깅스를 보통 운동할 때 입는다고 생각하는 데 평상복으로 입기 위해 구매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며 "레깅스와 맞춰 입을 수 있도록 엉덩이를 덮는 긴 기장의 티셔츠도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에서는 레깅스 뿐 아니라 레이어드 탑과, 편안한 반팔 티셔츠, 숏팬츠 등이 두루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요가를 할 때 입는 운동복인데 최근 두 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0% 이상 증가했다.

이는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요가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실제 이효리는 이 프로그램에서 민소매 티셔츠에 숏팬츠를 입고 요가를 하며 요가를 통해 여유로운 삶에 대해 배우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달 초 내놓은 스트리트 브랜드 VX에서는 반팔 롱원피스와 민소매 롱원피스 등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반팔 롱원피스는 19만9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인데도 며칠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돼 재생산에 들어갔다. 넉넉한 디자인의 티셔츠도 추가 주문에 돌입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레깅스와 요가복, 티셔츠 같은 옷이 인기를 끄는 건 운동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패션계 트렌드도 화려함보다는 편안함 쪽에 맞춰지고 있어서라고 분석한다.

필라테스나 요가, 조깅 등으로 몸매와 건강을 가꾸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편안하면서도 스타일있는 패션이 대세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최근 영국의 한 신발 유통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 간 운동화를 구매한 여성들이 37%로 하이힐을 산 여성(33%)보다 많았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거리에서 보면 타이트한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보다 편안한 티셔츠에 헐렁한 바지, 운동화를 신은 여성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며 "이런 변화에 맞춰 업체들도 운동복과 일상복을 겸할 수 있는 다양한 옷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