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분당 사옥 전경. 한국경제DB
네이버 분당 사옥 전경. 한국경제DB
네이버의 주가가 두 달 보름여 만에 장중 8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은 "하반기에도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네이버, 2분기 실적 예상치 하회

네이버는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1.9% 감소한 285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2015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3093억원)도 밑돌았다.

네이버 측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면서 이익 성장을 이어가기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신사업 투자에 따른 손실비용이 반영되면서 이익 성장세가 주춤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 스노우주식회사, 캠프모바일, 네이버랩스, 라인웍스 등 자회사가 콘텐츠 소싱과 투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자회사 서비스 출시를 위한 투자가 진행되면서 기타 자회사손실이 약 460억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실망스러운 실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장원열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에 비해 영업이익이 다소 저조해 실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약세를 이어가다 보합권에서 장을 마친 데 이어 이날 장중 80만원선이 깨졌다. 이날 오후 3시3분 현재 네이버 주가는 전날보다 2만6000원(3.15%) 떨어진 7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 증권가 "하반기 영업익 성장 둔화 불가피"

하반기에도 영업이익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 성장을 견인할 신규 수익원이 부재하다"며 "최근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추천시스템 등의 신규 사업은 향후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연내 의미있는 수익 기여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AI 기술 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워 이익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KB증권은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1조2169억원 대비 3.5%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인 1조1020억원보다는 늘겠지만 기대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목표주가도 낮췄다. 목표가는 기존 104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까지 이익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스닥 기술주 주가 반등을 고려하면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 조정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비용 증가와 성장 둔화를 고려하면 상승 모멘텀 역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분간 네이버의 주가가 박스권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네이버의 주가는 숨고르기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실적 모멘텀도 크지 않고 신사업에 대한 성과도 아직 구체화되긴 이른 시점이라 주가가 오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