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프로 "퍼팅 어드레스처럼 옆으로 보면 착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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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 원샷 원킬 족집게 레슨 - 그린 굴곡 보는법
'겁없는 신예' 이정은 프로
공 뒤에서 그린 굴곡 읽고 다시 어드레스하면 편차 생겨
처음부터 옆으로 서서 보면 확신 갖고 스트로크 할 수 있어
공 굴릴 때 홀컵 보지 않고 꺾어지는 지점 보고 퍼팅
'겁없는 신예' 이정은 프로
공 뒤에서 그린 굴곡 읽고 다시 어드레스하면 편차 생겨
처음부터 옆으로 서서 보면 확신 갖고 스트로크 할 수 있어
공 굴릴 때 홀컵 보지 않고 꺾어지는 지점 보고 퍼팅
퍼팅에는 정답이 수없이 많다. 자신의 루틴과 습관, 느낌을 믿는 자신만의 퍼팅이 답이다. 100명의 골퍼, 100가지 퍼팅이다.
‘쇼트게임의 마법사’ 필 미켈슨(미국)은 퍼팅할 때 집게그립과 일반그립을 선택적으로 잡는다. ‘느낌으로 결정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내기 골퍼’ 출신인 토미 게이니(미국)는 양손에 장갑을 낀 채 퍼팅한다. 그러고도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렉시 톰슨(미국)은 한때 눈을 감고 퍼팅했으며, 카밀로 비예가스(스페인)는 스파이더맨처럼 기다시피 그린을 읽어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이정은(21·토니모리)도 ‘이정은 표’ 퍼팅을 한다. 옆으로 앉아 퍼팅 브레이크를 보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도 보기 힘든 ‘극소수파’ 루틴이다. 그는 올 시즌 2승을 수확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 포인트 1위, 상금순위 2위에 올라 있는 신예 강자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친구에게 배운 건데 퍼팅이 갑자기 좋아졌어요. 그 친구는 정규 투어에 올라오지 못했지만….”
장점이 뭘까. 이정은은 ‘편차 제로(0)’를 꼽는다. “대개 공 뒤에서 그린 굴곡을 읽는데, 문제는 이게 실제 퍼팅 어드레스를 하러 옆으로 서면 다른 느낌이 들 때가 잦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퍼팅 어드레스와 같은 ‘옆으로’ 서서 보면 그 느낌 그대로 확신을 갖고 스트로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린 굴곡을 읽었으면 나머진 두 가지 원칙에 따라 한다. 첫 번째가 머리 고정이다. 그는 “머리 고정만큼은 달리 요령이 없다”며 “머리를 잡겠다는 의지와 연습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은은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벽에 머리를 대고 퍼팅 스트로크하는 연습을 수없이 했다. “머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의 스트로크 느낌을 확실히 몸에 기억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공을 굴릴 목표점을 정하는 일이다. 그는 홀컵을 향해 공을 굴리지 않는다. 공이 굴러가다가 속도가 느려지고, 경사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지점을 보고 스트로크한다. 퍼팅하기 전 반드시 공이 휘는 궤적을 마음으로 그려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정은은 연습 욕심이 많다. ‘운동신경이 너무 없어서’란다. 퍼팅감을 잡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퍼팅만 연습한 적도 있다. “연습이 중요한 건 다 안다”며 지름길을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아마추어들의 가장 큰 문제가 연습 없이 공을 잘 치겠다는 욕심”이라며 웃었다.
얼마 전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한 것이 큰 자산이 됐다. 하지만 미국 무대 진출에는 관심이 없다. 가족과 함께 투어를 오래 뛰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게 골프의 세계를 알려준 아버지는 이정은이 네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쓰지 못한다. 상금을 더 벌면 넓고 큰 집을 아버지에게 선물하는 게 그의 꿈이다.
샷감이 아직은 최고조에 오르지 않았다. “한 60% 정도예요. 더 끌어올려야죠.” 그 샷감으로도 벌써 시즌 2승이다. 올해 목표는 3승. 100% 컨디션에 오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정은은 다음달 초까지 2주간의 휴식기간에 체력 강화에 몰두할 계획이다.
■ 이정은 프로는
▶1996년 전남 순천 출생 ▶순천봉화초,연향중, 청암고,한국체대 졸업 ▶2016년 KLPGA 신인왕 ▶2017년 KLPGA 시즌 2승 (롯데렌터카여자오픈, 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쇼트게임의 마법사’ 필 미켈슨(미국)은 퍼팅할 때 집게그립과 일반그립을 선택적으로 잡는다. ‘느낌으로 결정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내기 골퍼’ 출신인 토미 게이니(미국)는 양손에 장갑을 낀 채 퍼팅한다. 그러고도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렉시 톰슨(미국)은 한때 눈을 감고 퍼팅했으며, 카밀로 비예가스(스페인)는 스파이더맨처럼 기다시피 그린을 읽어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이정은(21·토니모리)도 ‘이정은 표’ 퍼팅을 한다. 옆으로 앉아 퍼팅 브레이크를 보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도 보기 힘든 ‘극소수파’ 루틴이다. 그는 올 시즌 2승을 수확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 포인트 1위, 상금순위 2위에 올라 있는 신예 강자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친구에게 배운 건데 퍼팅이 갑자기 좋아졌어요. 그 친구는 정규 투어에 올라오지 못했지만….”
장점이 뭘까. 이정은은 ‘편차 제로(0)’를 꼽는다. “대개 공 뒤에서 그린 굴곡을 읽는데, 문제는 이게 실제 퍼팅 어드레스를 하러 옆으로 서면 다른 느낌이 들 때가 잦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퍼팅 어드레스와 같은 ‘옆으로’ 서서 보면 그 느낌 그대로 확신을 갖고 스트로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린 굴곡을 읽었으면 나머진 두 가지 원칙에 따라 한다. 첫 번째가 머리 고정이다. 그는 “머리 고정만큼은 달리 요령이 없다”며 “머리를 잡겠다는 의지와 연습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은은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벽에 머리를 대고 퍼팅 스트로크하는 연습을 수없이 했다. “머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의 스트로크 느낌을 확실히 몸에 기억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공을 굴릴 목표점을 정하는 일이다. 그는 홀컵을 향해 공을 굴리지 않는다. 공이 굴러가다가 속도가 느려지고, 경사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지점을 보고 스트로크한다. 퍼팅하기 전 반드시 공이 휘는 궤적을 마음으로 그려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정은은 연습 욕심이 많다. ‘운동신경이 너무 없어서’란다. 퍼팅감을 잡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퍼팅만 연습한 적도 있다. “연습이 중요한 건 다 안다”며 지름길을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아마추어들의 가장 큰 문제가 연습 없이 공을 잘 치겠다는 욕심”이라며 웃었다.
얼마 전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한 것이 큰 자산이 됐다. 하지만 미국 무대 진출에는 관심이 없다. 가족과 함께 투어를 오래 뛰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게 골프의 세계를 알려준 아버지는 이정은이 네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쓰지 못한다. 상금을 더 벌면 넓고 큰 집을 아버지에게 선물하는 게 그의 꿈이다.
샷감이 아직은 최고조에 오르지 않았다. “한 60% 정도예요. 더 끌어올려야죠.” 그 샷감으로도 벌써 시즌 2승이다. 올해 목표는 3승. 100% 컨디션에 오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정은은 다음달 초까지 2주간의 휴식기간에 체력 강화에 몰두할 계획이다.
■ 이정은 프로는
▶1996년 전남 순천 출생 ▶순천봉화초,연향중, 청암고,한국체대 졸업 ▶2016년 KLPGA 신인왕 ▶2017년 KLPGA 시즌 2승 (롯데렌터카여자오픈, 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