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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원전 논의, 공론화위원회 대신 국회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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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를 완전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와 절차 등을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대통령 지시로 구성된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그제 “신고리 원전 공사 영구중단에 대한 공론조사를 진행할 뿐 찬반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정부가 그동안 “공론화위원회가 시민배심원단을 통해 공사를 영구 중단할지, 재개할지 결정하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한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배심원단을 사실상 구성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혼선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어제 “공론화위원회가 공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찬반이 결정될 것이며, 어떤 결정이 나오든 따를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탈(脫)원전 정책의 절차적 타당성과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혼선은 진작부터 예정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적 근거가 부족한 공론화위원회나 시민배심원단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완전중단을 결정할 권한을 준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가 법학 교수 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벌였더니 75%(33명)가 “원전 영구중단 여부를 배심원단에 맡기면 법률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는 조사도 있다.

    일부 지적대로 공론화위원회가 탈원전 정책 결정에 대한 ‘책임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 탈원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 중대사인 에너지 정책 방향을 이렇게 결정하게 되면 향후 정책 집행 과정에서 또 다른 진통을 피하기 어렵다.

    독일은 2011년 탈원전 결정 때 국회가 표결로 확정했다. 민의를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도 이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정책일수록 책임 소재가 분명해야 한다. 투표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게 돼 있다. 야당들도 한목소리로 국회에서 논의해 보자는 입장이다. 끝내 표 대결로 가더라도, 권한도 책임도 없는 공론화위원회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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