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원전 결정권자는 시민?…여전히 '혼선'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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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조사'와 '배심원제' 다른 개념인데 섞어 써
공론화위원장 "시민 의견 수렴한 결론 정부전달"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할지, 아니면 영구중단할지 결정하는 방식과 주체를 두고 빚어진 '혼선'이 말끔히 해소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회가 공론화 과정에 대한 방향을 당초 방향과 전혀 다르게 변경하기로 의결한 것은 아니고, 숙의(熟議) 과정을 어떻게 설계·관리할 것인가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결정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또 "숙의를 통해 얻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그 결론을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혼선은 '공론조사'와 '배심원제'라는 두 가지 다른 방식의 개념이 섞여 쓰이면서 빚어졌다.
공론화위는 전날 2만명을 대상으로 1차 여론조사를 하고, 응답자 가운데 350명 정도를 추출해 2차 여론조사를 하고, 350명에게 5·6호기 건설 찬·반에 관한 정보제공·토론 등 숙의과정을 거쳐 3차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88년 미국 스탠퍼드대 제임스 피시킨교수가 만든 '공론조사' 방식이다.
공론조사는 찬·반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1차∼3차 조사를 동일한 문항으로 하면서 '의견변화'가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배심원제는 국민참여재판을 떠올리면 쉽다.
유죄·무죄를 가르는 것처럼 시민들이 찬성·반대와 같은 '판단'을 내린다.
정부는 신고리5·6호기 사안과 관련해 '시민의 판단'을 받겠다는 개념이다.
당초 5·6호기 건설 중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공사가 진행돼 이미 1조6천억원이 투입된 상태에서 영구중단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시민들 판단에 맡기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처음부터 공론화위가 공론조사 설계·관리를 맡고, 공론화위 설계에 따라 만들어진 시민배심원단이 '결정'을 내리면 그대로 정책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론조사위원회', '공론조사'라는 용어가 개념혼선을 가져왔다.
공론화위원회 위원들은 전날 열린 2차 회의에서 공론조사 전문가들로부터 "공론조사 결과가 찬반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는 브리핑을 하면서 "우리는 공론조사를 한다.
(공사중단 여부를) 조사 대상자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1∼3차 공론조사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 결정권자에게 권고"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청와대는 "공론 과정에서 찬·반이 결정될 것이다.
공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청와대는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확인했다.
국무조정실도 "우리가 원하는 건 시민들의 판단이다.
1∼3차 공론조사만 병렬식으로 주고, 정부가 결정하라고 하면 혼선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이 이날 "정부와 위원회 사이에 공론화 과정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선이 있는 것처럼 비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8명의 공론화 위원들이 '공론조사'와 '배심원제' 사이에서 명확한 방향을 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
공론화위원장 "시민 의견 수렴한 결론 정부전달"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할지, 아니면 영구중단할지 결정하는 방식과 주체를 두고 빚어진 '혼선'이 말끔히 해소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회가 공론화 과정에 대한 방향을 당초 방향과 전혀 다르게 변경하기로 의결한 것은 아니고, 숙의(熟議) 과정을 어떻게 설계·관리할 것인가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결정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또 "숙의를 통해 얻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그 결론을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혼선은 '공론조사'와 '배심원제'라는 두 가지 다른 방식의 개념이 섞여 쓰이면서 빚어졌다.
공론화위는 전날 2만명을 대상으로 1차 여론조사를 하고, 응답자 가운데 350명 정도를 추출해 2차 여론조사를 하고, 350명에게 5·6호기 건설 찬·반에 관한 정보제공·토론 등 숙의과정을 거쳐 3차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88년 미국 스탠퍼드대 제임스 피시킨교수가 만든 '공론조사' 방식이다.
공론조사는 찬·반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1차∼3차 조사를 동일한 문항으로 하면서 '의견변화'가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배심원제는 국민참여재판을 떠올리면 쉽다.
유죄·무죄를 가르는 것처럼 시민들이 찬성·반대와 같은 '판단'을 내린다.
정부는 신고리5·6호기 사안과 관련해 '시민의 판단'을 받겠다는 개념이다.
당초 5·6호기 건설 중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공사가 진행돼 이미 1조6천억원이 투입된 상태에서 영구중단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시민들 판단에 맡기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처음부터 공론화위가 공론조사 설계·관리를 맡고, 공론화위 설계에 따라 만들어진 시민배심원단이 '결정'을 내리면 그대로 정책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론조사위원회', '공론조사'라는 용어가 개념혼선을 가져왔다.
공론화위원회 위원들은 전날 열린 2차 회의에서 공론조사 전문가들로부터 "공론조사 결과가 찬반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는 브리핑을 하면서 "우리는 공론조사를 한다.
(공사중단 여부를) 조사 대상자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1∼3차 공론조사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 결정권자에게 권고"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청와대는 "공론 과정에서 찬·반이 결정될 것이다.
공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청와대는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확인했다.
국무조정실도 "우리가 원하는 건 시민들의 판단이다.
1∼3차 공론조사만 병렬식으로 주고, 정부가 결정하라고 하면 혼선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이 이날 "정부와 위원회 사이에 공론화 과정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선이 있는 것처럼 비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8명의 공론화 위원들이 '공론조사'와 '배심원제' 사이에서 명확한 방향을 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