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톱스타 인생…배우 소지섭의 '내려놓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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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 최칠성 役 소지섭 인터뷰
배우 소지섭이 충무로에서 재탄생했다. '군함도'를 통해 영화인으로서 인생 2막을 맞이한 그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와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26일 개봉한 '군함도'(류승완 감독)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비만 220억원이 들어간 대작으로, 소지섭과 송중기가 생애 첫 '천만 배우' 타이틀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극 중 소지섭은 극 중 종로 일대를 평정한 건달패 우두머리 출신 최칠성 역으로 열연했다.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소지섭은 극 중 다혈질적이고 화끈한 최칠성과는 다르게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유쾌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도 있어 소지섭의 지인들이 그를 찾아 속내를 터놓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듯했다.
'군함도' 촬영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황정민이 대장으로서 배우들을 이끌고, 송중기가 막내로서 형, 누나들을 챙겼다면 소지섭은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힘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절대 튀진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군함도' 출연을 결정하고도 제가 과연 진짜로 필요한 사람인지, 그 임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어요. 어떤 작품을 한다고 다 잘 어울리진 않잖아요. 멀티캐스팅으로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한편으로는 편하게 기대갈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참여해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니까요."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 배우들 또한 작품에 임하는 무게가 남달랐다. 영화 홍보를 위해 배우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군함도' 배우들은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역사 관련 영화 개봉을 앞둔 상태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은 옳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초반엔 역사가 주는 무게 때문에 힘들었는데 다들 힘을 내고 집중하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지금 제가 생각하는 목표는 손익분기점인 1000만 관객이에요. 모든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고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 성공했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관객들이 꼭 '군함도'의 역사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를 펼쳐온 소지섭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한류스타이지만 유독 스크린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 역시 "누군가 제 티켓파워가 100만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이라며 쿨하게 인정하기도. "저는 폭넓은 연기보다는 눈으로 하는 연기를 좋아해요.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무언가 해결하는 것을 즐기거든요. 연기에 대해서는 항상 많은 고민을 하게 돼요. 시원하게 울거나 센 감정 표현은 좀 더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에요."
데뷔 후 지금까지 쭉 톱스타로 살아왔기에 위치, 평판, 작품 선택에 있어 자신감이 넘칠 만도 한데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고민이 가득했다. 소지섭은 자신이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배우임을 인정하면서 이제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내려가고 싶다는 겸손한 말을 했다.
"끝 없이 올라갈 생각을 하면 답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천천히 내려갈 수 있을지 고민이죠. 다음 작품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마 영화로 돌아오게 될 것 같아요."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지난 26일 개봉한 '군함도'(류승완 감독)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비만 220억원이 들어간 대작으로, 소지섭과 송중기가 생애 첫 '천만 배우' 타이틀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극 중 소지섭은 극 중 종로 일대를 평정한 건달패 우두머리 출신 최칠성 역으로 열연했다.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소지섭은 극 중 다혈질적이고 화끈한 최칠성과는 다르게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유쾌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도 있어 소지섭의 지인들이 그를 찾아 속내를 터놓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듯했다.
'군함도' 촬영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황정민이 대장으로서 배우들을 이끌고, 송중기가 막내로서 형, 누나들을 챙겼다면 소지섭은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힘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절대 튀진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군함도' 출연을 결정하고도 제가 과연 진짜로 필요한 사람인지, 그 임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어요. 어떤 작품을 한다고 다 잘 어울리진 않잖아요. 멀티캐스팅으로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한편으로는 편하게 기대갈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참여해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니까요."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 배우들 또한 작품에 임하는 무게가 남달랐다. 영화 홍보를 위해 배우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군함도' 배우들은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역사 관련 영화 개봉을 앞둔 상태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은 옳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초반엔 역사가 주는 무게 때문에 힘들었는데 다들 힘을 내고 집중하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지금 제가 생각하는 목표는 손익분기점인 1000만 관객이에요. 모든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고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 성공했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관객들이 꼭 '군함도'의 역사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를 펼쳐온 소지섭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한류스타이지만 유독 스크린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 역시 "누군가 제 티켓파워가 100만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이라며 쿨하게 인정하기도. "저는 폭넓은 연기보다는 눈으로 하는 연기를 좋아해요.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무언가 해결하는 것을 즐기거든요. 연기에 대해서는 항상 많은 고민을 하게 돼요. 시원하게 울거나 센 감정 표현은 좀 더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에요."
데뷔 후 지금까지 쭉 톱스타로 살아왔기에 위치, 평판, 작품 선택에 있어 자신감이 넘칠 만도 한데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고민이 가득했다. 소지섭은 자신이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배우임을 인정하면서 이제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내려가고 싶다는 겸손한 말을 했다.
"끝 없이 올라갈 생각을 하면 답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천천히 내려갈 수 있을지 고민이죠. 다음 작품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마 영화로 돌아오게 될 것 같아요."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