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일감절벽’이 본격화한 국내 조선업계의 신입사원 채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소수의 채용 인원 모두 사무직이어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은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31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간한 ‘2017년 조선해양산업 인력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올해 사무기능직을 26명만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능직(엔지니어), 생산직 채용 계획은 없었다. 2015년 이후 수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업 전체가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채용인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조선업계 취업자는 1039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인력이 상반기(938명)에 몰렸다.

조선공학 전공자의 취업률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대학 조선해양공학과 취업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 감소한 472명으로 나타났다. 졸업 인원 대비 취업자 비중은 45%로 처음으로 50% 벽이 무너졌다. 특히 조선·해양 관련 분야로 취업한 인원은 조선소 179명, 유관업체 113명뿐이다.

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조선 분야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자도 크게 줄었다. 조선 기술사 등에 응시한 인원은 2014년 80명에서 지난해 59명으로 떨어졌다.

취업률이 하락하자 관련 특목고나 대학도 해당 학과명을 바꾸거나 없애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조선공학과를 자동차, 기계공학과와 통합하는 추세다.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는 아예 올해부터 조선과를 없애고 기계과와 시스템제어과를 신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가 밀집한 거제공업고등학교마저 취업률이 2014년 91%에서 지난해 83% 추락할 만큼 취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조선해양 분야 인재의 발길이 아예 끊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조선사 인사담당은 “조선업 호황 때 무분별하게 늘어난 인력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인재들이 외면하는 업종이 될까 우려스럽다”며 “젊은 직원 사이에서도 호시탐탐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