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400원, 월드콘 650원…아이스크림 할인점, 왜 이렇게 싸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매장 150여곳 인기몰이
중간 도매상 끼지 않고 대량구매, 유통마진 줄여
"소비자 가격 불신 커질라"…아이스크림 제조업계 우려
중간 도매상 끼지 않고 대량구매, 유통마진 줄여
"소비자 가격 불신 커질라"…아이스크림 제조업계 우려


이들 할인점은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 롯데푸드 등 아이스크림 4사 제품 250여 가지를 일반 소매점보다 50~80% 싸게 판다.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50% 할인’을 내세운 노마진에서 메로나(권장소비자가 800원) 등 바 형태 아이스크림은 400원에 살 수 있다. 월드콘(권장소비자가 없음) 등 콘 형태 아이스크림은 650원이다. 편의점에서 바 종류는 1000원, 콘은 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노마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도 현수막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겨울에는 수입맥주 등을 판매해 계절적 영향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은 할인점 딜레마에 빠졌다. 대량으로 사가기 때문에 매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자칫 이런 판매가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아이스크림 제조사 관계자는 “소매채널에 공급하는 가격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추가 물류비용 등 유통구조 때문에 판매가격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매채널과 통합대리점(도매상)의 목소리가 제조사보다 큰 구조이다 보니 제조사에서 판매가격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가격 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대형마트들이 등장하면서 동네슈퍼들이 아이스크림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미끼상품의 요건은 높은 할인율이다. 처음에는 밑지고 제품을 판매하던 동네 슈퍼들이 점차 제조사에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제조사들도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제품을 밀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거품이 문제가 되자 정부는 2010년 ‘오픈프라이스(권장소비자가격 표시금지제도)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가격차는 크다. 1000~1500원으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책정한 편의점들도 ‘2+1행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아이스크림을 할인판매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