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싱글·페어·아이스댄스 네벨혼에서 '티켓 도전'
'개최국 쿼터' 통해 출전권 추가 확보도 기대
한국 피겨, 네벨혼 트로피에 사활…'평창행 마지막 기회'
한국 피겨가 과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전 종목(남녀싱글·아이스댄스·페어·팀이벤트)에 출전해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평창 올림픽 피겨 종목의 마지막 예선 무대인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9월 27~29일·독일 오베르스트로르)에서 어느 정도 완성될 수 있다.

평창올림픽 피겨 출전권은 지난 4월 열린 2017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1차 배분이 끝났다.

올림픽 출전권은 남녀 싱글 각각 30장, 아이스댄스 24장, 페어 20장인데, 올해 세계선권대회를 통해 남녀 싱글 각 24장, 아이스댄스 19장, 페어 16장의 국가별 쿼터가 결정됐다.

한국은 아쉽게도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여자 싱글만 2장의 티켓을 확보했다.

여자 싱글의 최다빈(수리고)이 종합 10위를 차지한 덕분이다.

남자 싱글의 김진서(한국체대)는 쇼트프로그램에서 26위에 그쳐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고, 아이스댄스의 민유라-알렉산더 게멀린 조는 종합 20위로 역시 평창행 티켓을 놓쳤다.

페어 종목은 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팀이 해체돼 출전도 못 했다.

한국은 여자 싱글 밖에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개최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결국, 한국은 평창행 티켓 확보의 마지막 기회인 네벨혼 트로피에 집중해야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9~30일까지 치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을 통해 네벨혼 트로피에 나설 선수들을 확정했다.

남자 싱글 우승자인 이준형(단국대), 아이스댄스 단독 출전한 민유라-게멀린 조, 페어 우승팀 김수연(인천논현고)-김형태(명지대) 조가 네벨혼 트로피에 도전한다.
한국 피겨, 네벨혼 트로피에 사활…'평창행 마지막 기회'
◇ 한국, 네벨혼 트로피에서 '티켓 확보' 성공할까 = 네벨혼 트로피에는 남자 싱글에 6장, 아이스댄스에 5장, 페어에 4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 가운데 평창 올림픽 출전권이 없는 나라의 선수를 대상으로만 티켓을 준다.

이 때문에 외관상으로는 티켓을 따낼 확률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 남자 싱글은 역대 네벨혼 트로피를 통해 올림픽 티켓을 따낸 선수가 없다는 게 변수다.

4년 전에도 김진서(한국체대)가 네벨혼 트로피를 통해 소치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나눠준 남자싱글 출전권 24장의 마지막 순서를 차지한 파울 펜츠(독일)의 점수는 217.91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네벨혼 트로피에 나서는 이준형의 ISU 공인 최고점은 203.92점이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24명 가운데 꼴찌의 점수는 196.79점이었고, 아쉽게 티켓을 놓친 선수의 점수는 214.02점이었다.

이준형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쿼드러플 점프가 대세가 된 국제무대에서 이번 시즌 쿼드러플 점프를 아직 프로그램에 넣지 못한 이준형은 힘겨운 도전이 예상된다.

그나마 아이스댄스의 상황은 남자 싱글보다 낫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간 나라는 12개국이다.

비록 민유라-게멀린 조가 종합 20위로 티켓을 놓쳤지만 18위까지 출전권을 티켓을 확보한 터라 경쟁력은 갖췄다는 평가다.

민유라-게멀린 조의 세계랭킹은 26위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권을 놓친 국가 가운데 아이스댄스를 제대로 하는 나라는 독일, 일본, 핀란드 등으로 한정된다.

네벨혼에 아이스댄스 5장의 티켓이 걸려있어 민유라-게멀린 조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 피겨의 불모지로 꼽히는 페어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네벨혼 트로피에 나서는 김수연-김형태 조의 ISU 최고점은 140.68점이고,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은 49.88점이다.

오히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5위를 차지한 북한의 렴대옥-김주식(대성산 체육단) 조의 ISU 최고점은 169.65점으로 한국을 훨씬 앞선다.

4장의 티켓이 남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북한, 일본, 호주, 체코, 크로아티아 등과 힘겨운 경쟁을 이겨야만 한다.
한국 피겨, 네벨혼 트로피에 사활…'평창행 마지막 기회'
◇ '개최국 출전권'으로 4종목 출전 완성도 가능 = 한국이 네벨혼 트로피를 통해 남자 싱글, 아이스댄스, 페어 종목의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해도 최후의 방법은 남아 있다.

바로 개최국 출전권이다.

개최국이 피겨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에서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한 종목이 있으면 ISU가 정한 최소 기술 점수를 만족하고, 단체전(팀 이벤트)의 추가 정원(10명) 내에서 쿼터가 남았을 때 출전권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팀 이벤트는 남자 싱글, 여자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중에서 3종목 이상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나라만 출전할 수 있다.

이들 국가 중에서 2017-2018 ISU 그랑프리 파이널 시리즈, 2017-2018 ISU 그랑프리 파이널, 2017 세계선수권대회, 2017 유럽선수권대회, 2017 4대륙선수권대회, 2017-2018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017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등 7개 대회에서 따낸 종목별 점수를 합산해 상위 10개국만 팀 이벤트에 참가한다.

팀 이벤트 출전권을 얻은 국가 중에서 3종목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면 추가 정원(10명)을 활용해 4개 종목을 완성할 수 있다.

팀 이벤트 출전 국가들이 사용하고 남은 추가정원 티켓은 개최국이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추가정원 10장 가운데 3장만 사용됐다.

소치 대회와 비교할 때 한국도 최소 5~6장의 티켓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최국 출전권을 사용해서 4개 종목 출전하더라도 팀 이벤트에는 나설 수 없다.

ISU는 오는 12월 7~10일까지 팀이벤트 출전국을 발표하고, 이들 국가로부터 추가정원 사용 계획을 받은 뒤 12월 13~21일까지 팀이벤트 출전국들의 엔트리를 확정한다.

이때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추가정원의 수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