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네이버·카카오, AI 맞수 전략은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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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실험-외부 개방 전략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AI 사업에 있어서는 엄연한 경쟁자지만 전략만큼은 닮아있다. 한편에선 자사 서비스를 통한 실험을 계속하고, 다른 한편에선 외부와의 협업을 본격화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사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를 다음달 출시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제네시스 G70에 적용한다. 운전자가 음성으로 내비게이션에 명령을 내리면 카카오 데이베이스(DB) 기반의 길안내가 실행된다. 카카오 아이가 외부 업체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과 기기를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 차량 일부에 장착했다. 운전자는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면 지도·뮤직·캘린더 등 기존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를 차량에서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IVI가 탑재된 그린카는 이달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 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결국 네이버 IVI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와 협업해 차량에 들어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번역·카메라 앱…AI 실험 계속
지난해부터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양한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들로 실험해왔다. 음성·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추천 알고리즘 등 개별 AI 기술은 기존 서비스에 적용되거나 신규 서비스로 구현됐다.
포털 내 AI 뉴스 추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잇따라 별도의 콘텐츠 큐레이션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 전략들이 이에 해당된다. 네이버의 '디스코', 카카오의 '레이지'는 AI 추천 알고리즘으로 개인 취향에 따른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준다.
네이버는 상반기에만 지식인, 쇼핑, 이미지 검색 등에 연이어 AI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해 8월 베타(시범판) 버전으로 선보인 AI 번역 앱 '파파고'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최근 카메라 앱 '카카오톡 치즈'에 카카오 아이를 적용해 음성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기술 집합체 'AI 플랫폼'…"누구나 쓰세요"
최근에는 이들 기술의 집합체로 볼 수 있는 'AI 플랫폼'을 외부 서비스나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반기 AI 스피커 출시를 기점으로 AI 플랫폼과 외부 연동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에서는 AI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제품을 연동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이 북미 등에서 AI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데는 오픈 플랫폼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AI 플랫폼 '알렉사'의 API(프로그램 개발정보)를 공개해 누구나 알렉사를 자신의 제품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의 AI 사업 전략에도 비슷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 보유 중인 AI 기술을 외부 기기나 서비스와 쉽게 결합할 수 있는 '모듈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누구나 수요에 따라 카카오 아이 플랫폼은 물론 개별 기술을 하나씩 가져다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의 사례처럼 제휴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과 모듈을 완전히 개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AI 기술 개방에 적극적이다. 최근 클로바 플랫폼과 AI 번역 앱(응용프로그램) API 등을 공개했다. 장기적으로는 IVI 플랫폼도 외부 업체에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회사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플랫폼에 얼마나 참여할 지도 관건이다. 가령 삼성전자는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를 갖고 있어 외부 플랫폼에 자사 제품을 연동하는 게 조심스러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가전 제어는 제조사와의 제휴를 통해 가능하다"며 "제조사들이 두 회사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사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를 다음달 출시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제네시스 G70에 적용한다. 운전자가 음성으로 내비게이션에 명령을 내리면 카카오 데이베이스(DB) 기반의 길안내가 실행된다. 카카오 아이가 외부 업체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과 기기를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 차량 일부에 장착했다. 운전자는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면 지도·뮤직·캘린더 등 기존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를 차량에서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IVI가 탑재된 그린카는 이달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 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결국 네이버 IVI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와 협업해 차량에 들어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번역·카메라 앱…AI 실험 계속
지난해부터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양한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들로 실험해왔다. 음성·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추천 알고리즘 등 개별 AI 기술은 기존 서비스에 적용되거나 신규 서비스로 구현됐다.
포털 내 AI 뉴스 추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잇따라 별도의 콘텐츠 큐레이션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 전략들이 이에 해당된다. 네이버의 '디스코', 카카오의 '레이지'는 AI 추천 알고리즘으로 개인 취향에 따른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준다.
네이버는 상반기에만 지식인, 쇼핑, 이미지 검색 등에 연이어 AI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해 8월 베타(시범판) 버전으로 선보인 AI 번역 앱 '파파고'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최근 카메라 앱 '카카오톡 치즈'에 카카오 아이를 적용해 음성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기술 집합체 'AI 플랫폼'…"누구나 쓰세요"
최근에는 이들 기술의 집합체로 볼 수 있는 'AI 플랫폼'을 외부 서비스나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반기 AI 스피커 출시를 기점으로 AI 플랫폼과 외부 연동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에서는 AI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제품을 연동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이 북미 등에서 AI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데는 오픈 플랫폼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AI 플랫폼 '알렉사'의 API(프로그램 개발정보)를 공개해 누구나 알렉사를 자신의 제품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의 AI 사업 전략에도 비슷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 보유 중인 AI 기술을 외부 기기나 서비스와 쉽게 결합할 수 있는 '모듈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누구나 수요에 따라 카카오 아이 플랫폼은 물론 개별 기술을 하나씩 가져다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의 사례처럼 제휴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과 모듈을 완전히 개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AI 기술 개방에 적극적이다. 최근 클로바 플랫폼과 AI 번역 앱(응용프로그램) API 등을 공개했다. 장기적으로는 IVI 플랫폼도 외부 업체에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회사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플랫폼에 얼마나 참여할 지도 관건이다. 가령 삼성전자는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를 갖고 있어 외부 플랫폼에 자사 제품을 연동하는 게 조심스러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가전 제어는 제조사와의 제휴를 통해 가능하다"며 "제조사들이 두 회사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