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투자가이드] "IRP도 일정기간 지나면 갈아타세요"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초장기 가입 상품이다. 하지만 대부분 한번 가입하고 나면 그대로 방치해두기 때문에 운용 성과는 저조하다.

저금리 국면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만 돈을 넣고 매년 수수료를 떼이면 원금까지 갉아먹힐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마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현재 은행들이 IRP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운용 성과나 수수료 수준을 꼼꼼히 따져본 뒤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갈아타기도 시도해볼 만하다.

최근 은행연합회에서 고시한 주요 은행의 IRP 수익률(6월 말 기준, 1년 수익률)은 1.02~1.67%로 저조하다.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편입 비중이 80% 이상인 데다 연평균 잔액의 0.3~0.4%를 수수료로 떼인 결과다. 13개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1.67%로 가장 높았다. 적립액이 2조4372억원으로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1.57%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다른 은행의 성과에 비해 0.2~0.3%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오히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IRP 수익률은 2%대로 선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2.70%), 미래에셋대우(2.89%), 삼성증권(2.72%) 등 주요 증권사가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IRP는 10~20년간 초장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 성과도 중요하다. IRP 적립기간을 7년(2010~2016년)으로 늘려보면 은행 중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연 3.3%로 가장 높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연 3.74%를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저금리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해가 거듭할수록 평균 수익률이 하락하는 추세다.

따라서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인 비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비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운용성과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최근 1년 수익률(6월 말 기준)은 신한은행(5.75%), 미래에셋대우(5.09%), 한국투자증권(4.97%) 등이 5% 안팎의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했다. 올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이 상승흐름을 보인 덕분에 주식 비중을 높여 담은 은행 및 증권사의 IRP수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수익률 때문에 은행 및 증권사들은 잇따라 IRP 수수료율을 낮추고 있다. 국민은행은 IRP 수수료율을 기존 0.4%에서 0.24~0.29%로 낮췄다. 신한은행도 0.4%에서 0.29%로 인하했으며 우리은행은 인터넷 신규 가입자에 한해 기존 0.323~0.4%의 수수료율을 0.238~0.3%로 낮춰주기로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