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년에 비해 디자인과 색상이 무난해진데다 일상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 트렌드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1일 패션업체 세정이 운영하는 웰메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하와이안 셔츠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올해 하와이안 셔츠 공급을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린 걸 감안하면 판매율은 눈여겨볼 만한 수준이다.
특히 이 회사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이 화보에서 착용한 네이비 색상 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명 정우성 셔츠라 불리는 이 상품의 경우 1,2차 주문 물량이 모두 팔려 현재 3차 재주문에 들어갔다.
이 셔츠는 얼핏 보면 하와이안 셔츠 같아 보이지 않을 만큼 디자인과 색상이 차분한 게 특징이다.
크고 화려한 꽃무늬 대신 잔잔한 풀잎 무늬를 넣었고 색상도 네이비, 다크 와인 등으로 무난해서 일상은 물론 회사에서도 입을 만 하다. 품도 지나치게 넉넉하지 않고 몸에 알맞게 붙는 편이다.
웰메이드 관계자는 "정우성이 입은 셔츠에 대해 문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반응이 뜨겁다"며 "올해 하와이안 셔츠는 바캉스 옷에서 벗어나 일상 속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여유를 즐기는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패션에서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업들은 워라밸 트렌드와 맞물려 매주 금요일을 캐쥬얼 데이로 정해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하와이안 셔츠 외에도 린넨 셔츠, 반바지 같은 옷들이 비즈니스 캐쥬얼용으로 팔리고 있다"며 "패션업체들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관련 품목을 확대하고 디자인도 좀 더 활용도 높은 쪽으로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