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 시장서 몸값 1조5000억원대…게임 개발사 블루홀 뜨거운 관심
비상장 게임 개발회사인 블루홀이 장외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선보인 유료 1인칭 슈팅(FPS)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어서다. 장외주식 호가로 추산한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1일 장외주식 정보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과 프리스닥에 따르면 블루홀은 이날 주당 21만5000원에 매수 및 매도 호가가 나왔다. 지난달 초 10만원 수준이었던 호가가 한 달 만에 두 배로 뛰었다. 발행 주식 수가 약 700만 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정 기업가치는 7000억원 수준에서 1조5050억원가량으로 불어났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게임회사와 비교하면 넷마블게임즈(약 12조원), 엔씨소프트(8조원)보다 작고 3위 NHN엔터테인먼트(1조5300억원)와 비슷하다. 컴투스(1조4600억원)와 더블유게임즈(1조1200억원)도 웃돈다.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공개서비스에 들어간 지 13주 만에 누적 매출 1억달러를 돌파했다. 4개월 만에 판매량 600만 장을 뛰어넘었다. 국내 FPS 장르 게임업계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PC방 게임 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지난달 4주차(7월17~23일) 4.4%로, 국산 FPS 1위인 ‘서든어택’(4.9%)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대규모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는 무료로 게임을 즐기면서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하는 대다수 온라인 게임과 달리 유료 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북미에선 29.99달러, 한국에서는 3만2000원을 내야 한다.

후속 작품 개발비를 모으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서두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블루홀은 100% 자회사이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블루홀지노게임스를 다음달 1일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IPO 총괄임원은 “실적 추이를 볼 때 당장이라도 상장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는 회사”라며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