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화 ‘군함도’를 계기로 불거지고 있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의 개선책 마련을 위해 업계 자율 토론회를 의견 수렴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3회 정도 예정된 관련 토론회에서 제도 개선 방안의 윤곽이 잡힐지 관심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이 마련한 스크린 독과점 관련 토론회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라며 “문체부가 나서서 업계 간담회를 열기보다 이들 토론회에서 나오는 의견을 청취해 제도 개선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화제작가협회는 오는 8일 서울 상암동 DMC첨단산업센터에서 ‘한국 영화산업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 해결을 위한 영화인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발제자와 토론자를 미리 정하지 않고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발언 기회를 주는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서은정 협회 사무국장은 “주최 측은 주제를 제시하기만 하고 현장 참석자에게 즉석에서 신청을 받아 누구든 발언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들도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재수·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이르면 이달 말 영화산업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부 주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스크린 독과점이 최근 쟁점인 만큼 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영화기자협회는 다음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 토론회를 연다.

국회에 계류 중인 영비법 개정안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각각 대표발의한 것이다. 이들 법 개정안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스크린을 한 영화에 배정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독과점 문제 접근법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시정명령, 3개월 이내의 영업정지나 영화관 등록 취소,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를 가하는 내용도 있다. 이 법안은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문체부 대책의 골격이 될 가능성이 높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영화인 간 의견이 어떤 방향으로 모아지는지를 주의 깊게 볼 것”이라며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